머리 깎인 삼손은 힘을 잃었지만 러시아의 여자 테니스 스타 스테틀라나 쿠즈네초바(러시아)는 정반대였다.
24일(현지시간) 싱가포르에서 열린 여자프로테니스(WTA)투어 시즌 마지막 대회인 BNP 파리바 파이널스에서의 일이다. 세계 랭킹 9위 쿠즈네초바는 세계 3위 아그니에슈 라드반스카(폴란드)에 첫 세트를 이겼지만 2세트를 한 게임만 따내며 맥없이 내준 뒤 3세트에서도 게임 스코어 1-2까지 뒤졌다.
코트를 바꾸면서 벤치에 앉은 쿠즈네초바는 가방에서 가위를 꺼내 길게 따 한 갈래로 묶은 머리의 아랫부분을 싹둑싹둑 잘랐다. 다시 코트에 나선 그는 2시간의 50분의 접전을 2-1(7-5, 1-6, 7-5)의 승리로 마무리했다. 쿠즈네초바는 "포어핸드 샷을 할 때마다 하나로 묶은 머리카락이 눈 쪽을 때려 플레이를 방해했다. 경기와 머리카락 중에 무엇이 더 중요한지 스스로에게 물었다. 머리카락은 다시 기르면 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NH농협은행 테니스부 박용국 감독은 "테니스 선수들은 라켓 그립을 감거나, 손목 테이핑을 하기 위해 가위를 갖고 다닌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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