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테니스 스타 쿠즈네초바, 경기중 머리카락 ‘싹둑’ 자른 사연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0월 25일 16시 55분


머리 깎인 삼손은 힘을 잃었지만 러시아의 여자 테니스 스타 스테틀라나 쿠즈네초바(러시아)는 정반대였다.

24일(현지시간) 싱가포르에서 열린 여자프로테니스(WTA)투어 시즌 마지막 대회인 BNP 파리바 파이널스에서의 일이다. 세계 랭킹 9위 쿠즈네초바는 세계 3위 아그니에슈 라드반스카(폴란드)에 첫 세트를 이겼지만 2세트를 한 게임만 따내며 맥없이 내준 뒤 3세트에서도 게임 스코어 1-2까지 뒤졌다.

코트를 바꾸면서 벤치에 앉은 쿠즈네초바는 가방에서 가위를 꺼내 길게 따 한 갈래로 묶은 머리의 아랫부분을 싹둑싹둑 잘랐다. 다시 코트에 나선 그는 2시간의 50분의 접전을 2-1(7-5, 1-6, 7-5)의 승리로 마무리했다. 쿠즈네초바는 "포어핸드 샷을 할 때마다 하나로 묶은 머리카락이 눈 쪽을 때려 플레이를 방해했다. 경기와 머리카락 중에 무엇이 더 중요한지 스스로에게 물었다. 머리카락은 다시 기르면 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NH농협은행 테니스부 박용국 감독은 "테니스 선수들은 라켓 그립을 감거나, 손목 테이핑을 하기 위해 가위를 갖고 다닌다"고 설명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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