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 감독에 연봉 10억 외국인 영입… 해외 평가전 늘리고 유럽전훈 계획도
선수 유럽에 팔아 외화벌이도 노린듯… 내년 클럽리그 출범-AFC컵 출전 추진
북한이 축구에 대한 적극적 투자를 통해 대외 이미지 개선에 나서고 있다.
2018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진출에 실패한 북한은 5월 노르웨이 출신인 예른 아네르센 감독(53)을 대표팀 사령탑으로 영입하며 ‘북한판 축구 굴기’의 신호탄을 쐈다. 1989∼1990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프랑크푸르트에서 외국인 최초의 득점왕을 차지한 아네르센 감독은 스위스, 독일, 그리스 등에서 지도자 생활을 했다.
2022 카타르 월드컵 본선 진출을 노리는 북한은 아네르센 감독에게 운전사와 개인 비서를 제공하는 등 전폭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 10억 원의 연봉을 받는 것으로 알려진 아네르센 감독은 노르웨이 언론 인터뷰에서 “일에만 열중할 수 있는 환경”이라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아네르센 감독 영입 이후 북한은 해외 평가전을 통해 대표팀 전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경제적 어려움 속에서도 수억 원의 비용이 드는 유럽 전지훈련도 계획하고 있다. 예이르 헬게센 북유럽아시아연구소장은 “북한의 외국인 감독 영입과 축구에 대한 투자는 국제사회에서의 이미지 개선을 위한 의도가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대표팀 선수들에 대한 투자는 국제무대 경쟁력을 키운 젊은 선수의 유럽 리그 진출을 통한 ‘외화벌이’ 의도가 숨어 있다는 분석도 있다. 아네르센 감독은 “북한축구협회는 많은 선수가 해외에서 뛰기를 바란다. 남한 선수가 해외에서 성공을 거두는 모습을 보고 자신감을 얻었다”라고 전했다.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은 “외국에 진출한 북한 선수의 연봉 등은 개인 소유가 아니다. 북한 당국으로 흘러들어간 외화는 체제 유지를 위한 자금으로 이용되기 때문에 북한이 스포츠를 통한 외화 확보에 나선 것으로 볼 수 있다”라고 분석했다.
북한은 대표팀뿐만 아니라 자국 클럽 팀들도 국제무대에 출전시켜 경쟁력을 높일 계획이다. 아시아축구연맹(AFC)은 24일 “지난주 평양에서 북한 내 44개 구단 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AFC컵 출전 자격 등을 설명하는 워크숍을 진행했다”라고 밝혔다. 그동안 북한은 월드컵 등 국제대회에 대표팀을 출전시켰지만, AFC가 주최하는 국제 클럽 대항전에는 나서지 않았다. AFC컵은 AFC가 분류한 ‘축구 개발도상국’들이 참여하는 대회로 K리그 팀이 참가하는 AFC 챔피언스리그의 하위 리그 격이다. 북한은 국제무대 데뷔를 앞둔 클럽 팀의 기량 향상을 위해 자국 리그 개혁에도 착수했다. AFC에 따르면 북한은 내년 3개의 디비전으로 구성된 새로운 리그 출범을 계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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