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동근 손목골절·밀러 햄스트링 아웃 로드 적응 문제 등 유 감독 최대 위기 골밑 수비 가능한 블레이클리에 기대
모비스는 ‘2016∼2017 KCC 프로농구’ 개막 직전만 해도 우승 후보로 거론됐다. 그러나 개막전부터 내리 4경기를 모두 패해 최하위로 떨어졌다. 에이스 양동근(35)은 전자랜드와의 개막전에서 손목이 골절되는 중상을 입었다. 특급 신인 이종현(22)은 대학 시절 다친 발등의 뼈가 완벽하게 붙지 않아 다시 깁스를 했다. 설상가상으로 외국인선수 네이트 밀러(29)도 29일 LG와의 원정경기 도중 햄스트링 부상을 당해 1개월여를 뛸 수 없다는 진단을 받았다. 다른 외국인선수 찰스 로드(31)가 아직 팀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는 와중에 밀러마저 부상으로 낙마해 모비스 유재학(53) 감독의 머릿속은 더 복잡해졌다. 유 감독은 “마땅한 대책이 없어 더 답답하다. 선수들이 자신감을 잃고 불안해할 수 있다는 점이 더 큰 문제다”고 우려했다.
그러나 모비스를 바라보는 다른 팀들의 시각은 다르다. ‘만수(만 가지 수를 가졌다는 의미)’로 불리는 유 감독이 새로운 전략을 꺼내들 것으로 전망하며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다. 모비스는 이미 핵심전력 양동근 없이도 뛰어난 성적을 거둔 바 있다는 것이다. 또 다양한 전술과 전략을 마련해놓은 유 감독이 짧은 기간에도 팀의 체질을 개선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반면 유 감독은 “이전에도 (양)동근이가 없었던 때가 있었지만, 그 당시에는 다른 선수들이 충분히 해줄 수 있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다르다. 외국인선수들의 기량도 그 때와는 확연히 다르다. 최악의 상황이다”고 털어놓았다.
모비스는 외국인선수 교체를 통해 1차 돌파구 마련을 구상하고 있다. 밀러의 대체선수로 지난 시즌 kt에서 뛰었던 마커스 블레이클리의 영입을 결정했다. 조만간 입국한다. 다만 경기 투입 시점은 미지수다. 비자와 이적동의서 발급 문제가 남아있다. 블레이클리는 슛은 약하지만 다양한 역할을 맡아줄 수 있다. 골밑 수비가 가능하고, 공격에선 스피드, 드리블, 패스 능력이 두루 돋보인다. 유 감독은 블레이클리가 가세하면 답답증을 조금이나마 덜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
모비스가 지금처럼 개막 직후 어려움을 겪었던 시즌은 2010∼2011시즌이다. 당시 유 감독과 양동근이 국가대표팀에 차출돼 감독대행이 팀을 지휘한 가운데, 1라운드에서 2승7패로 부진했다. 그래도 개막 4연패는 아니었다. 모비스의 개막 4연패는 구단 역사상 처음이다. 위기의 모비스가 반등의 계기를 잡아 재도약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