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틸리케, 캐나다와 친선경기-우즈베크와 예선전 대표팀 명단 발표
‘소속팀서 경기력 중요’ 원칙도 깨고 주전 꿰차지 못한 두 수비수 뽑아
오른쪽 측면 수비 최철순-김창수… 최전방 공격 이정협-황희찬도 발탁
울리 슈틸리케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월드컵 최종예선에서의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잊혀진 올드보이’들을 긴급 호출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31일 캐나다와의 친선경기(11월 11일)와 우즈베키스탄과의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5차전(11월 15일)에 나설 대표팀 명단을 발표했다. 최종예선 엔트리는 최대 23명이지만 슈틸리케 감독은 25명의 선수를 뽑았다. 그는 “캐나다전을 내부 경쟁의 기회로 활용한 뒤에 우즈베키스탄전에 나설 23명을 선발하겠다”고 설명했다.
경쟁이 가장 치열할 것으로 예상되는 포지션은 측면 수비수다. 대표팀은 최종예선 4경기에서 5골을 내준 불안한 수비에 발목이 잡혀 A조 3위(승점 7·2승 1무 1패)에 머물러 있다. 특히 측면 수비수들이 상대 공격수에게 쉽게 뚫리거나 조직력이 흐트러지는 경우가 많았다. 그동안 슈틸리케 감독은 중앙 수비수 장현수(광저우 R&F)의 측면 수비수 전환 등을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수비 보강이 다급해진 슈틸리케 감독은 결국 ‘대표팀 발탁을 위해서는 소속 팀에서의 경기력 유지가 중요하다’는 자신의 원칙을 깨고 왼쪽 측면 수비수인 박주호(도르트문트)와 윤석영(브뢴뷔)을 발탁했다.
각각 7개월, 5개월 만에 대표팀에 복귀해 홍철(수원)과 주전 경쟁을 벌일 박주호와 윤석영은 현재 소속 팀에서 주전을 꿰차지 못한 상태다. 지난해 아시안컵(준우승) 당시 맹활약한 박주호지만 도르트문트로 이적한 뒤부터 벤치 신세로 전락했다. 이번 시즌 박주호는 분데스리가 2경기에 나섰지만 풀타임을 소화하지 못했다. 9월 브뢴뷔(덴마크) 유니폼을 입은 윤석영은 주로 백업 멤버가 출전하는 리그 컵 대회 외에 리그 데뷔전은 치르지 못한 상태다. 슈틸리케 감독은 “양쪽 측면 수비수 자리는 대표팀의 취약점이기 때문에 대안을 찾기 위해 노력해 왔다. 캐나다전에서는 박주호와 윤석영의 상태를 비교 점검해 보겠다”고 말했다. 오른쪽 측면 수비수로는 올 시즌 K리그 클래식 선두를 달리고 있는 전북에서 맹활약 중인 최철순과 김창수가 발탁됐다.
슈틸리케 감독은 대표팀의 또 다른 약점인 최전방 공격수 포지션도 경쟁을 통한 전력 강화를 노리고 있다. 최전방에는 아시안컵을 통해 주전 공격수로 떠올랐다가 부상과 경기력 저하로 대표팀에서 낙마했던 이정협이 7개월 만에 발탁됐다. 올 시즌 K리그 클래식 29경기에서 4골을 넣고 있는 이정협은 9월 21일 성남전(1골) 이후 득점포가 침묵하고 있기 때문에 득점 감각을 완벽히 회복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슈틸리케 감독은 이정협이 소속 팀 경기에서 공격적인 움직임이 살아났기 때문에 대표팀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공격수를 평가할 때 공격 포인트 외에 다른 방식이 기준이 될 수 있다. 상대 수비의 뒤쪽 공간을 파고들거나 동료와의 연계 플레이를 통해 득점 기회를 만들어내는 유형의 공격수를 찾다가 이정협을 떠올리게 됐다”고 말했다.
대표팀의 ‘젊은 피’ 황희찬(20·잘츠부르크)은 이정협과 주전 공격수 자리를 놓고 경쟁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황희찬은 이번 시즌 오스트리아 리그에서 6경기에 출전해 3골을 터뜨리고 있다. 슈틸리케 감독은 “장신 공격수 김신욱(196cm·전북)을 활용한 공격이 ‘플랜B’라면 높은 점유율을 유지한 뒤에 상대를 압박하는 공격 방식이 ‘플랜A’”라면서 “움직임이 좋은 이정협과 골 결정력이 살아난 황희찬이 점유율 축구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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