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주상무 조진호 감독은 말끝을 살짝 흐렸다. 시즌 내내 사력을 다해 달려왔음에도 불구하고 성과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했다는 아쉬움에서였다.
조 감독은 2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전북현대와의 K리그 클래식(1부리그) 37라운드 원정경기를 앞두고 K리그 대상 시상식이 화두에 오르자 씁쓸한 입맛부터 다셨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8일 서울 서대문구 그랜드힐튼호텔에서 ‘2016 현대오일뱅크 K리그 대상 시상식’을 개최한다. 최우수선수(MVP), 영플레이어상, 베스트11, 감독상 등 올해 K리그를 빛낸 최고의 영웅들을 가리는 잔치다.
그러나 군팀 상주는 단 1명의 후보도 배출하지 못했다. 정규 라운드(팀당 33 경기)에서 치열한 경쟁을 극복하고 클래식 잔류를 보장하는 스플릿 라운드(팀당 5경기) 그룹A(1∼6위)에 합류한 터라 안타까움은 더 컸다. 그룹B(7∼12위)에 속한 팀들도 최소 1명쯤은 후보가 있기에 더 속상하다. “예상을 깨고 우리가 그룹A에 오르면서 자부심을 얻은 것은 정말 감사한 일”이라던 조 감독은 “전 경기를 소화한 선수도 있고 나름 좋은 평가를 받았는데, 후보에서마저 제외돼 (선정 기준이) 다소 공평하지 않은 느낌이다”고 말했다. 사실 상주는 군팀의 속성상 다른 구단들에 비해 동기부여가 떨어지는 편이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출전 자격도 주어지지 않는다. 그럼에도 나름의 의미를 찾아 시즌 내내 선전해왔다. 조 감독은 “6위권에 진입하면서 선수들이 자신감을 얻었다. 많이 이기진 못했어도 당당히 싸웠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자존심을 지켜가겠다”며 K리그 대상 시상식에 초대받지 못한 현실을 초월하려는 굳은 의지를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