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과 NC의 한국시리즈(KS) 4차전을 앞둔 2일 오후 창원시내 한 커피전문점. 자신을 사장이라고 소개한 40대 남성은 야구장으로 출발하기 전 커피를 주문한 기자가 목에 걸고 있던 취재ID 카드를 보며 “저도 6시에 야구장으로 출발합니다. 어제도 갔었는데 너무 아쉬웠어요. 그래도 4년 만에 한국시리즈까지 올라온 것 자체가 대단한거 아닙니까?”라며 웃었다. 커피를 들고 택시에 올라타 “마산구장이요”라고 말하자 또 야구 이야기다. 운전기사는 “우승은 바라지도 않습니다. 이렇게 빨리 한국시리즈 진출할 지 누가 알았습니까. 다만 바람은 마산에서 딱 한번만 이겼으면 좋겠습니다. 딱 한번만이라도….”
창원 NC 팬들의 간절한 바람은 이뤄지지 않았다. 그러나 NC 팬들은 10개 구단 중 단 2개 팀에만 허락되는 큰 축제인 한국시리즈를 선물한 팀을 위해 열성을 다해 응원했다.
마산구장의 관중석은 과거 열정을 넘어 매우 위험한 야구장으로 악명이 높았다. 그러나 NC 팬들은 1~2일 팀의 KS패배를 아쉽지만 겸허히 받아들였다.
4차전이 열린 2일 7회말. 이미 0-4로 뒤져 패색이 짙었지만 먼저 야구장을 떠난 NC팬들은 거의 찾아 볼 수 없었다. 오히려 응원 열기는 7회말부터 뜨겁게 달아올랐다. “괜찮다!”, “고맙다”, “1점은 내자”는 함성이 들렸다. 이날 마산구장에서는 사상 처음으로 한국시리즈 우승팀이 확정됐고, 헹가래 등 세리머니가 펼쳐졌다. 비록 그 주인공은 NC가 아닌 두산이었지만 많은 마산 팬들은 박수도 치며 특별한 순간을 함께 즐겼다.
“홈구장이 아니다. NC 팬들에게 최대한 예의를 지키며 우승 기쁨을 누리고 싶다”는 경기 전 민병헌의 다짐은 지켜졌다.
2016년 KBO리그의 가장 마지막 경기에서 패한 NC 김경문 감독과 선수들은 고개 숙여 팬들에게 인사했다. 그 어떤 야유나 질책도 없었다. 대신 마산구장에는 뜨거운 박수가 가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