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리즈 MVP 두산 포수 양의지
팀 최소실점인 4경기 2점만 허용
공격에서도 4차전 결승홈런 포함… 16타수 7안타 4타점 맹타 휘둘러
두산의 안방마님 양의지(29)가 2016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양의지는 2일 기자단 투표 결과 전체 77표 중 91%인 70표를 얻었다.
올 정규시즌 두산이 시즌 최다승 신기록(93승)을 쓰며 고공 질주할 수 있었던 건 포수 양의지의 숨은 역할이 절대적이었다. ‘곰 같은 여우’ 양의지의 노련한 경기 운영에 힘입어 일명 ‘판타스틱 4’로 불리는 두산 1∼4선발은 모두 15승 이상의 선발승을 거뒀다. 지난해 한국시리즈와 WBSC 프리미어12에서 연이어 우승을 차지하며 얻은 자신감도 올 시즌 양의지에게 더해졌다.
한국시리즈에서도 양의지의 힘은 빛났다. 양의지의 리드에 힘입어 두산 마운드는 한국시리즈 팀 최소 실점 신기록을 세웠다. 4경기 동안 단 2점만 내준 것. 종전 기록은 2005년 삼성이 두산을 상대로 거둔 4경기 5실점이었다. 정규시즌 홈런 공동 1위(40개)인 외국인 타자 테임즈(30)를 비롯해 NC의 자랑인 막강한 중심 타선은 양의지의 빛나는 리드로 시리즈 내내 침묵했다. 위기 때마다 상대의 허를 찌르는 볼 배합으로 투수의 탈삼진을 도우며 상대의 분위기를 잠재웠다.
공격도 빛났다. 양의지는 2일 4차전에서도 2회 결승 1점 홈런에 이어 6회에도 적시 2루타를 치며 NC의 추격 의지를 꺾었다.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16타수 7안타(1홈런) 타율 0.438, 4타점을 기록했다. 처음으로 주전을 맡은 2010년 20홈런을 치며 공격형 포수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준 양의지는 올 정규시즌에서 22홈런을 치며 개인 최다 홈런 기록도 다시 썼다.
애제자의 MVP 수상을 예상했던 걸까. 김태형 두산 감독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경험이 풍부하고 머리 회전이 빠른 게 양의지의 장점이다. 이제 정말 최고의 포수가 된 것 같다”며 그를 높이 치켜세웠다. 김 감독은 “의지가 군대에 다녀오자마자 김경문 감독(당시 두산 감독)이 주전으로 키운 이유가 있다”며 전임자인 김경문 감독에 대한 고마움도 잊지 않았다. 자신의 옛 스승과 현재 스승 앞에서 치른 한국시리즈에서 양의지는 그렇게 리그 최고의 포수에 한 걸음 다가섰다.
한편 양의지는 이날 수상으로 1991년 해태 장채근(15타수 7안타 8타점)에 이어 역대 두 번째 한국시리즈 포수 MVP가 됐다. 부상으로 K7 자동차를 받는다. 양의지 외에 3루수 허경민(26)이 5표, 1차전 선발 니퍼트(35)가 2표를 각각 획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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