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골프대회 출전한 호주 폴로선수 2명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1월 4일 03시 00분


폴로대회 참석 中서 장난삼아 신청… ‘김정일 38언더’ 평양골프장서 경기
꼴찌서 2번째… “가문의 수치” 면박

10월 북한 평양에서 열린 아마추어 골프대회에 출전한 호주 폴로 선수 모건 루이그(오른쪽)와 에번 셰이가 만수대 김일성 김정일 동상 앞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출처 모건 루이그 인스타그램
10월 북한 평양에서 열린 아마추어 골프대회에 출전한 호주 폴로 선수 모건 루이그(오른쪽)와 에번 셰이가 만수대 김일성 김정일 동상 앞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출처 모건 루이그 인스타그램
 호주의 20대 폴로 선수 두 명이 골프 대표라고 속이고 평양에서 열린 아마추어 골프대회에 출전한 사실이 알려져 화제다.

 최근 호주 언론에 따르면 28세 동갑내기 친구인 모건 루이그와 에번 셰이는 지난달 초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폴로 대회에 참가했다 10월 8일과 9일 북한에서 골프대회가 열린다는 사실을 알고 장난삼아 출전 신청을 했다. 이들은 “호주 골퍼라고 우리를 소개했는데 뜻밖에 신청이 받아들여졌다. 인터넷 사정이 나빠 정확한 신원 파악이 힘들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들은 마스터스 우승자가 입는 그린재킷과 비슷한 상의를 마련해 호주를 상징하는 문양까지 붙였다. 85명의 선수가 출전한 이 대회에서 첫날 120타를 친 루이그는 “북한에 입국할 때 가슴이 떨렸다. 캐디가 내 골프 실력을 보더니 ‘가문의 수치가 될 것’이라고 면박을 줬다”고 말했다. 루이그의 순위는 최하위에서 두 번째였다.

 평소 골프를 잘 치지 않는 루이그와 셰이는 5일 동안 평양에 머물며 김일성 김정일 동상 등을 방문해 찍은 사진도 공개했다.

 올해로 7회째였던 이 골프대회는 북한이 외화벌이 수단으로 만들었다. 영국의 루핀여행사는 참가비 1159달러(약 134만 원)를 내면 출전할 수 있다며 여행객을 모으기도 했다.

 1987년 개장한 평양골프장은 김정일이 생애 첫 라운드에 나서 11개의 홀인원을 하는 등 세계 기록인 38언더파를 기록했다고 북한이 주장한 곳이다. 2005년에는 한국여자프로골프 대회가 열려 송보배가 2라운드 합계 7언더파로 우승한 곳이기도 하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폴로#호주#북한#평양골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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