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과 순환’ 두산 KS 3연패 항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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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년 11월 5일 05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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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조’라는 칭호는 대개 특정기간에 3차례 이상의 우승을 해냈을 때 붙는다. 두산의 한국시리즈(KS) 2연패를 두고, ‘왕조의 기틀을 마련했다’는 표현이 나오는 것도 그런 맥락에서다.

현실적으로 두산 앞에 2017년 목표는 KS 3연패뿐이다. 2연패를 이룩한 핵심전력의 나이를 감안할 때, 벌써부터 전망은 장밋빛이다. 두산은 내부적으로 외국인선수 3인, 더스틴 니퍼트, 마이클 보우덴, 닉 에반스를 모두 잔류시킬 방침이다. 프리에이전트(FA) 김재호, 이현승, 이원석 등도 마음만 먹으면 잡을 수 있는 여력이 없지 않다.

관건은 돈이 아니라 두산의 ‘노선’이다. 전통적으로 두산 프런트는 팀을 세팅할 때, 안정보다 순환을 택하는 기조를 택했다. 단기적 충격을 각오하고, 내부 FA의 출혈을 감수했다. 그렇게 판을 바꿔야 팜의 재능 있는 젊은 선수들을 빠르게 성장시킬 수 있다고 믿었다. 두산은 늘 점진적으로 팀을 개혁해왔다. 변화에 둔감하다 원치 않는 상황에 몰려 급진적으로 팀을 갈아엎는 대다수 야구단들과 다른 행보였다. 오랜 시간 노하우를 축적한 프런트가 장기적 안목에서 팀의 토대를 짜는 환경이라 가능한 일이다.

그러나 ‘정점에서 어떻게 대응하느냐’는 두산 프런트에도 낯선 환경이다. 완벽한 우승을 만들어낸 일등공신들에게 로열티를 줄지, 아니면 다시 한번 팀 전체에 탄력을 주는 변화를 택할지가 관심이다. 유격수이자 주장인 김재호, 좌완 마무리투수 이현승, 군필의 유틸리티 내야수 이원석과의 FA 협상에 눈길이 쏠리는 이유다. 두산은 잔류를 생각하고 테이블을 열겠지만 어떤 마인드로 협상하느냐가 포인트다. 이들 셋이 잔류하면 팀에 보탬이 될 선수들임에는 틀림없으나 두산 내부에 대안이 없는 것도 아니다. 결국 두산이 ‘얼마나 지갑을 여느냐’와 FA 시장의 열기가 행보를 가름할 것이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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