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매특허 ‘트랩 수비’로 상대 실책 유도 지난 시즌 평균 8.4스틸…올 시즌도 8.3개 체력부담 큰 탓에 공격 무뎌지는 역효과
남자프로농구 KGC는 지난 시즌부터 ‘빼앗는 수비’로 재미를 봤다. 볼을 가지고 넘어오는 상대 선수(볼 핸들러)에게 기습적으로 2명의 선수가 함정을 만드는 수비(트랩 수비)는 KGC의 색깔이 됐다. 지난 시즌 KGC는 평균 8.4스틸을 기록했는데, 이는 10개 구단 중 가장 많은 수치였다. KGC 김승기(45) 감독은 이 같은 색깔을 올 시즌에도 이어가고 있다. 지난 시즌 트랩 수비에서 드러난 단점을 보완해 볼 핸들러가 어떤 위치로 볼을 몰고 오는지에 따라 다르게 함정을 만들어 스틸을 노리고 있다. 올 시즌 1라운드 7경기에서 KGC는 평균 8.3스틸을 기록 중이다. 전자랜드(평균 9.2개), kt(평균 8.5개)에 이어 3번째로 많다.
트랩 수비에는 순간적으로 상대의 볼을 가로채 손쉬운 속공 득점을 올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단점도 명확하다. 2명의 우리 선수가 상대 선수 1명에게 순간적으로 달려들기 때문에 수비가 통하지 않으면 순식간에 실점할 위험이 따른다. 특히 볼 핸들러가 돌파를 통해 트랩을 뚫을 경우에는 3명의 수비수가 5명의 상대 선수를 막아야 한다.
여기에 체력부담도 크다. KGC는 트랩 수비의 빈도가 높다보니 선수들의 체력소모가 심해 공격까지 무뎌지는 역효과에 시달리고 있다. 이는 경기 일정이 빠듯할 때 더욱 도드라진다. 지난주가 좋은 사례다. KGC는 3일부터 6일까지 4일간 3경기를 치렀다. 3일 kt전에선 별 무리 없이 94-70으로 대승을 거뒀지만, 5일 동부전에선 73-88, 6일 모비스전에선 75-86으로 잇달아 패했다. 부산~원주~울산으로 이어진 이동 일정도 체력저하에 한 몫 했다. 상대를 가두는 함정을 파다가 스스로 체력저하의 함정에 빠지고 만 격이다.
KGC는 12일까지 경기가 없다. 휴식의 기회가 찾아왔다. 김 감독은 “5일간의 휴식기 동안 외곽 수비 부분에서 대비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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