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규약 “임직원이 조직적 개입… 중대 부정행위땐 해산할 수 있다”
NC “부정행위 은폐 없었다” 부인… 김경문 감독 재계약도 안갯속
“검찰 조사와 법원 판결을 기다릴 뿐입니다.”
8일 수화기 너머로 들려온 NC 관계자의 목소리는 낮게 가라앉아 있었다. 구단 단장까지 연루된 최악의 승부 조작 사태로 NC 구단의 업무는 올 스톱된 상태다.
김경문 감독의 재계약 건 역시 마찬가지다.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이끈 김 감독은 올해가 계약 마지막 해다. 두산과의 한국시리즈에서 패한 2일 김 감독은 “팀을 잘 추슬러 다시 한 번 도전하겠다”며 잔류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경찰이 7일 “소속 투수 이성민의 승부조작 사실을 확인하고도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보고하지 않은 혐의로 NC 구단 관계자 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발표하면서 김 감독의 재계약 논의도 멈추게 됐다. 김 감독은 이번 사건과 관련이 없다. 하지만 김 감독이 계속 NC 지휘봉을 잡을지 여부에 이번 사건이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NC는 전날 사과 성명을 발표하는 등 잔뜩 몸을 낮추면서도 검찰 조사에 일말의 희망을 품고 있다. 지난해 농구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전창진 전 감독의 경우가 그랬다. 경찰은 전 전 감독을 상대로 승부조작 및 불법 스포츠도박 혐의로 여러 차례 조사를 벌였다. 하지만 1년여가 지난 올해 9월 검찰은 전 전 감독을 무혐의 처분했다.
현재 이성민은 여전히 승부조작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NC 구단 관계자들 역시 승부조작 은폐는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NC 이태일 사장은 8일 “저희가 관리를 충실하게 하지 못한 부분이 있을 수 있으나 부정행위를 고의로 숨기는 등 떳떳하지 못한 행동을 한 적이 없습니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검찰 조사에서 경찰의 발표가 사실로 밝혀지면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야구 규약 150조에는 구단 임직원들이 조직적으로 개입해 중대한 부정행위를 한 경우 제명, 즉 구단 해산을 할 수 있다고 나와 있다.
한 야구 관계자는 개인적인 생각임을 전제로 “정말로 구단 단장이 승부조작 은폐에 연루됐다면 KBO가 징계를 내리기 전에 모기업 엔씨소프트 차원에서 손을 쓸 것이다. 구단 운영에는 연간 수백억 원이 든다. 그 많은 돈을 쓰면서 추악한 이미지의 팀을 운영할 필요가 있겠느냐”고 말했다.
하지만 구단 제명이 쉽지 않다는 반론도 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구단 직원이 주도적으로 승부조작에 참여했다면 당연히 제명감이다. 그렇지만 승부조작 선수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어렵게 만들어 놓은 10구단 체제를 무너뜨린다는 건 생각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