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진출 1년 만에 다시 FA 신분… 日, 롯데-라쿠텐 등 적극적 관심
美 “주전되기엔 부족” 여전히 냉랭… 가족 위해 한국행 택할 수도
올해 메이저리그 시애틀에서 1년을 뛰고 다시 자유계약선수(FA)가 된 ‘빅보이’ 이대호(34·사진)는 내년 시즌 어느 길을 선택할까.
이대호의 내년 시즌 거취가 관심을 모으는 가운데 일본프로야구 지바 롯데가 그를 영입 후보에 올려놓았다는 보도가 나왔다. 일본 스포츠 전문지 스포니치는 8일 “지바 롯데가 지난해까지 소프트뱅크에서 뛰고 올 시즌 시애틀에서 활약한 내야수 이대호를 새 외국인 선수 후보에 올렸다”고 보도했다. 지난달에는 라쿠텐이 그에게 관심을 나타냈다. 소프트뱅크 역시 여전히 이대호에 대한 향수를 느끼고 있다.
일본 팀들이 이대호에게 꾸준히 러브 콜을 보내는 것은 장타력과 꾸준함 때문이다. 이대호는 2012년부터 4년간 일본 오릭스와 소프트뱅크에서 모두 98개의 홈런을 쳤다. 마지막 해이던 2015년에는 31홈런을 기록했다. 4시즌 모두 140경기 이상을 소화했고, 2012년과 2014년에는 전 경기(144경기)에 출장했다. 어느 팀에 가도 4번 타자를 맡을 수 있는 검증된 타자인 것이다.
이에 비해 메이저리그의 시선은 싸늘한 편이다. 올해 초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고 시애틀과 1년 계약을 한 이대호는 치열한 경쟁을 뚫고 메이저리그 입성에 성공했다. 그리고 제한된 출전 기회 속에서도 104경기에 출전해 타율 0.253(292타수 74안타)에 14홈런, 49타점을 기록했다. 기대 이상의 성적을 냈지만 여전히 주전이 되기엔 부족하다는 게 현지 분위기다. 미국 스포츠 전문매체 NBC 스포츠는 지난주 오프시즌 FA 111명의 순위를 매기면서 이대호를 108위에 올려놨다.
가장 걸림돌이 되는 것은 나이다. 한국과 일본에서야 검증된 타자이지만 메이저리그에서 이대호는 겨우 2년 차 선수다. 내년 35세가 되는 그에게 주전 자리를 보장하면서 거액 계약을 제시하는 구단을 찾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송재우 메이저리그 해설위원은 “이대호가 20대 중후반 선수였다면 완전히 다른 평가를 받았을 것이다. 그래도 유망주가 성장할 1∼2년이 필요한 팀이라면 이대호에게 충분히 매력을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귀국한 이대호는 “내년 시즌에 어디에서 뛸지는 모르겠지만 출전 기회는 팀을 고를 때 중요하게 고려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출전 기회로만 보면 일본으로 무게추가 기우는 게 사실이다. 반면 가족을 위해 오랜 외국 생활을 정리하겠다고 마음먹는다면 전격적으로 한국행을 택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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