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통합패권을 거머쥔 두산 김태형(49) 감독과 한국시리즈(KS) MVP인 포수 양의지(29)가 나란히 카메라 앵글 앞에 섰다. 우승의 여운을 기념사진으로 남기기 위해서다. KS 우승 이후 일주일이 지났지만, 이들의 표정엔 행복감이 흘러넘쳤다.
김 감독과 양의지는 통합우승 감사인사를 전하기 위해 9일 스포츠동아를 찾았다. 두산 김승영 사장과 김태룡 단장도 이들과 함께 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두 명의 우승주역은 카메라 앞에서 여러 포즈를 취했다. 시종일관 밝은 분위기가 촬영장을 감쌌다.
둘이 카메라 앞에 서자 추억 속의 사진 한 장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올 KS에서 맞붙은 NC 김경문 감독과 두산 김태형 감독이 1990년 함께 한 OB(두산 전신) 팬북 사진이었다. 당시 23세 신인 김태형은 대선배 포수 김경문과 어깨동무를 한 채 카메라 앞에 섰다. 이 사진은 지금까지도 추억으로 남아 둘의 맞대결이 펼쳐질 때마다 소중한 자료로 쓰이곤 한다. 그로부터 26년이 지난 지금, 김태형 감독은 제자와 함께 다시금 추억 한 장을 남겼다.
기자의 짓궂은 질문엔 여유로 화답했다. 기자가 “양의지가 감독할 때까지 사령탑에 앉아있어야 이 사진을 쓸 수 있다”고 말하자 김 감독은 “허허, 그때까지 감독할 수 있으려나 모르겠다”며 자연스레 받아쳤다. 그러면서도 “(양)의지가 감독할 때까지 버티면 좋긴 하겠다”며 밝게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