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국가대표팀 지동원(25·아우크스부르크)은 독일에 돌아가서도 이란 원정 패배를 잊지 못했다. 이란전 패배는 대표팀에 큰 위기였다. 대표팀은 지난달 11일 이란과의 2018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4차전 원정경기에서 0-1로 져 2승1무1패, 승점 7로 조 3위까지 밀려났다. 실망스러운 경기력에 이어 울리 슈틸리케(62·독일) 대표팀 감독의 ‘소리아 발언’까지 더해져 팬들의 시선은 냉랭해졌다.
지동원은 9일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진행된 대표팀 훈련에 앞서 “이란전이 끝나고 난 뒤 선수들 모두 반성을 많이 했다. 팀에 돌아가서도 계속 생각했고, 그래서 더 열심히 했다. 그런 노력들이 이번 경기(15일 우즈베키스탄전)에 잘 나타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특히 지동원은 슈틸리케 감독의 ‘소리아 발언’에 대해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그는 “(이란전 당일) 감독님과 오전에 미팅을 했는데, 소리아(카타르 공격수)가 우리 수비를 괴롭힌 것처럼 1대1 상황에서 적극적으로 해달라고 말씀하셨다”며 “그 부분에 대해 잘 이해했는데, 경기(이란전)가 생각처럼 풀리지 않았다. 상대와 맞붙는 데 있어 내가 더 적극적으로 하지 못해 그런 얘기가 나온 것 같다”고 설명했다.
지동원은 15일 우즈벡과의 최종예선 5차전 홈경기(서울월드컵경기장)에선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어려운 경기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이란처럼 수비가 강한 팀과 할 때는 사이드 플레이를 잘하지 못했다. 사이드 공격수들이 너무 안으로 들어와 플레이하다보니 중앙에 밀집됐다”고 지적하며 “우리는 좋은 공격수가 많고, 현재 공격진 컨디션도 좋다. 팀이 하나로 뭉쳐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고 자신했다. 이어 “사이드에 서면 수비 가담과 골을 도울 수 있는 역할, 중앙에 서면 득점을 위한 움직임을 하고 상대 수비선수들을 괴롭히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행히 최근 컨디션도 좋다. 독일 분데스리가 2라운드부터 꾸준히 소속팀 경기에 선발출전하고 있는 그는 올 시즌 2골·1도움을 기록 중이다. 지난달 27일 강호 바이에른 뮌헨과의 2016 독일축구협회(DFB) 포칼 2라운드 경기에서 시즌 2호 골을 뽑는 등 10월에만 공격 포인트 3개를 몰아쳤다. 지동원은 “매 경기에 나가다보니 좀더 마음 편하게 경기를 준비하게 됐고, 그 덕에 경기장에서도 좋은 모습이 조금이나마 나오는 것 같다”고 여유를 보였다.
한편 이날 기성용(27·스완지시티), 손흥민(24·토트넘), 홍철(26·수원삼성)은 각자 경미한 부상으로 인해 대표팀 훈련에 참가하는 대신 재활에 집중하며 컨디션을 조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