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재균(29·롯데)이 미국 메이저리그(ML)에 다시 도전한다. 올 겨울 FA(프리에이전트) 자격을 얻은 황재균의 ML 재도전으로 국내 FA 시장에도 ‘미국발 나비효과’가 미칠 전망이다.
MLB네트워크의 존 모로시 기자는 9일(한국시간) “한국 출신 3루수 황재균이 22일 플로리다에서 메이저리그 구단들을 위한 쇼케이스를 열 예정”이라고 전했다. 본격적인 미국 재도전 선언이다.
지난해 12월 황재균은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입찰경쟁)을 통해 빅리그 진출에 나섰다. 그러나 결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ML 30개 구단이 그를 외면했다. 황재균은 지난해 실패를 딛고 올해 명예회복에 나섰다. 127경기에 나와 타율 0.335, 27홈런, 113타점을 올리며 세 부문에서 개인 최고기록을 갈아 치웠다.
성적뿐만 아니라 자신을 둘러싼 긍정적인 환경도 황재균을 ML 재도전으로 이끌었다. 지난해엔 포스팅 절차 때문에 영입을 원하는 팀이 황재균의 소속팀(롯데)에 이적료를 지불해야했지만, 올 겨울엔 황재균이 FA 신분이기에 이적료가 필요치 않게 됐다. 장벽 하나가 사라진 셈이다.
황재균의 ML 도전 선언은 한국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우선 그의 현 소속팀인 롯데는 기약 없는 기다림에 빠진 상태다. 짧게는 쇼케이스 직후인 11월말, 길게는 윈터미팅이 열리는 12월 중순까지 기다려야할 처지다. 롯데는 올 겨울 유일한 내부 FA인 황재균을 우선적으로 잡겠다고 공언했지만, 그의 거취 여부에 따라 FA 시장에서 소득을 얻지 못할 위기에 놓이게 됐다.
황재균은 미국으로 건너가기 전에 구단 측에 미리 FA 신청서를 접수했다. 롯데는 미국쪽 기류를 예의주시하며 향후 대응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준척급 내야수의 미국 도전은 다른 FA 내야수들에게도 관심사다. 특히 올 FA 시장엔 3루수 포지션이 가능한 선수가 황재균과 이원석(두산)뿐이다. 이로써 ‘예비역’ 이원석의 입지는 조금 더 늘어나게 됐다. 9월 상무에서 전역한 이원석은 정규시즌에서 7경기밖에 출전하지 못했고, 한국시리즈에서도 그라운드에 나서지 못했다. 고민 끝에 8일 FA 신청서를 제출한 이원석은 황재균의 공백을 틈타 가치를 올릴 기회를 얻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