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캐피탈 허수봉, ‘차세대 이경수’로 개조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11월 10일 05시 30분


현대캐피탈 허수봉(가운데)은 경북사대부고를 졸업하고 2016!2017시즌 V리그 신인드래프트 전체 3순위 지명을 받은 레프트 자원이다. 현대캐피탈 최태웅 감독은 허수봉이 과거 이경수와 견줄 만한 대형 레프트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사진제공 | 현대캐피탈
현대캐피탈 허수봉(가운데)은 경북사대부고를 졸업하고 2016!2017시즌 V리그 신인드래프트 전체 3순위 지명을 받은 레프트 자원이다. 현대캐피탈 최태웅 감독은 허수봉이 과거 이경수와 견줄 만한 대형 레프트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사진제공 | 현대캐피탈
현대캐피탈 최태웅 감독은 KOVO 역사상 최고의 레프트로 석진욱(현 OK저축은행 수석코치)을 꼽는다. “그 포지션에서 그만한 만능선수가 나오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삼성화재 왕조’를 함께 건설했기에 그 가치를 더욱 잘 안다.

현대캐피탈 감독이 된 현실 속에서 대형 레프트 자원은 최 감독의 오랜 숙원이었다. 그리고 최 감독은 마침내 답을 찾아냈다. 완성형이 아니라 만들어가야 할 과제라 최 감독 성격에 딱 맞다. 최 감독이 찍은 선수는 경북사대부고를 졸업한 신예 허수봉(18)이다. 대한항공이 신인 드래프트에서 지명한 허수봉을 트레이드 영입하기 위해 현대캐피탈은 센터 진성태(23)를 내주는 출혈을 감수했다. 최 감독은 8일 구미 KB손해보험전을 앞두고 “지금도 (진)성태에게 미안하다”고 말했다. 현대캐피탈의 미래를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최 감독은 허수봉이 오자마자 병원부터 보냈다. 성장판검사를 시켰다. ‘키가 지금보다 5㎝는 더 자랄 수 있다’는 진단을 받았다. 성장만 잘하면 2m 대형 레프트가 탄생한다. 최 감독은 “잘만 키우면 이경수 만한 선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경수는 KOVO 역대 최다득점(3841점)을 올린 공격형 레프트였다. 이경수의 키가 197㎝였는데, 허수봉은 그 이상의 하드웨어를 갖춘 셈이다.

KOVO 규정상 허수봉은 올 시즌 V리그에서 뛰는데 문제가 없다. 8일 KB손해보험은 드래프트 전체 1지명의 세터 황택의를 데뷔시켰다. 그러나 최 감독은 “아직 허수봉은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잘랐다. 올 시즌 코트를 밟을 가능성이 없음을 시사했다. 실제 KB손해보험전에 허수봉은 따라왔지만 나머지 선수들과 다른 색깔의 유니폼을 입고 훈련했다.

최 감독은 준비 기간, 허수봉의 몸을 강화시킬 생각을 내비쳤다. 70㎏에 불과한 체중을 10㎏ 이상 끌어올릴 방침이다. 시즌을 버틸 체력과 근력을 요구한 것이다. 최 감독은 “1년이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포스트 이경수’로 개조되는 허수봉의 성장과정을 보는 것. 현대캐피탈 배구에 눈을 뗄 수 없는 또 하나의 이유가 생겼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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