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 신영철 감독은 13일 장충체육관에서 벌어진 V리그 우리카드와 경기에 앞서 이 같이 말했다. 주전과 백업의 격차가 큰 팀의 구성을 빗댄 말이었다.
실제로 한국전력의 ‘베스트 6’는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아르파드 바로티~전광인~서재덕의 3각편대는 어느 팀에도 밀리지 않는다. 윤봉우를 영입해 센터진이 강화됐고, 강민웅은 주전세터로서 모양새를 갖춰가고 있다. 리베로 오재성의 수비는 일품이다. 신 감독이 9월 KOVO컵 당시 “올해가 가장 기대된다”고 했던 이유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13일 우리카드를 세트스코어 3-1로 꺾으며 2위(5승3패·승점 14)로 올라섰다. 최근 2연승으로 분위기도 좋다.
좋은 흐름을 이어가고 있지만, 신 감독은 혹여 부상자가 나올까 안절부절못하고 있다. 경기 다음날에는 회복에 초점을 맞춰 훈련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신 감독은 “(전)광인이도 무릎과 발목, 어깨가 좋지 않은데 어느 정도는 안고 가야 한다. 최근에 치료와 웨이트트레이닝을 병행하며 좋아진 것이 다행스럽다”며 “장기레이스에서 선수단을 관리하려면 회복에 신경 써야 한다. 주전과 백업의 격차가 크기에 더욱 그렇다. 누군가 이탈하면 치명적이다”고 밝혔다. 다행히 전광인은 “지난 시즌보다 몸 상태가 오히려 좋다”며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신 감독은 가능한 많은 선수를 경기에 투입하려 하지만, 여기에도 한계가 있다. 센터 방신봉과 세터 정주형, 이승현, 레프트 박성률이 그나마 자주 모습을 비추는 이들이다. 게다가 외국인선수 제도가 종전 자유선발에서 트라이아웃으로 바뀌면서 전력이 평준화됐다. 테스트를 위한 경기가 없다. 매 경기에 전력을 쏟아 부어야 한다. 신 감독이 주축 선수들에게 “너희는 특수부대원”이라는 뼈 있는 말을 던지며 책임감을 강조한 이유다. 그는 “항상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정신력을 강조한다”며 “우리도 플랜B가 있으면 좋지만 없다. 심리적인 압박을 최소화하고, 선수와 코칭스태프 간에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 항상 관리하면서 선수단을 이끌어왔다. 큰 부상만 당하지 않는다면 체력적인 부담은 없을 것”이라고 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