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수영의 자존심 박태환(27)이 '리우 악몽'을 완전히 털어내며 4년여 만에 국제대회 4관왕에 올랐다.
박태환은 19일 일본 도쿄 다쓰미 국제수영장에서 열린 제10회 아시아수영선수권대회 남자 자유형 100m 결선에서 48초57로 우승했다. 50m까지 23초67로 3위였지만 막판 스퍼트가 폭발적이었다. 2012년 뤼저우(중국)가 세운 대회기록(49초27)을 가볍게 갈아 치운 이 기록은 자신이 2010년 광저우 아시아경기에서 금메달을 딸 때 작성한 48초70보다도 빠르다. 2014년 2월 호주 뉴사우스웨일스 챔피언십에서 세운 개인 최고기록(48초42)과도 불과 0.15초차다. 100m에서 우승한 박태환은 잠시 뒤 열린 자유형 1500m 결선에서도 15분7초86으로 정상을 차지했다. 200m 지점부터 선두로 치고 나온 박태환은 한번도 1위를 내주지 않고 마지막까지 안정적인 레이스를 펼쳤다.
17일 자유형 200m, 18일 자유형 400m에서 각각 우승한 박태환은 이날 하루 2개의 금메달을 추가하며 대회 4관왕을 차지했다. 박태환은 올해 동아수영대회에서도 4관왕에 오르는 등 국내에서는 출전 대회마다 다관왕이 됐지만 국제대회에서는 주 종목인 자유형 200m, 400m에 집중해 왔기 때문에 여러 개의 금메달을 휩쓴 것은 오랜만이다. 박태환의 마지막 국제대회 4관왕은 2012년 6월 미국 샌타클래라 국제그랑프리로 당시 100·200·400·800m에서 우승했다.
박태환이 이번 대회 200m에서 세운 1분45초16은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은메달리스트의 기록보다 빠르다. 400m에서 세운 3분44초68은 리우 올림픽 기준으로 5위, 올 시즌 세계랭킹 8위에 해당한다. 리우 올림픽 100m에서 49초24, 200m에서 1분48초06, 400m에서 3분45초63의 저조한 기록으로 모두 예선 탈락한 뒤 1500m은 아예 출전을 포기했던 박태환이 불과 3개월여 만에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노민상 전 국가대표 감독은 "서른이 넘은 마이클 펠프스도 올해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땄다. 박태환은 올해 많은 일을 겪으며 정신적으로 크게 성장했다. 반드시 예전 기량을 회복해 도쿄 올림픽에 도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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