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베로 한지현(맨 앞)이 수비에서 지금처럼 활약을 보여주면 이미 화력에서는 V리그 여자부 최강인 흥국생명은 결점이 없는 팀이 된다. 수원 | 김민성 기자 marinebpy@donga.com
올 시즌 시작 전 흥국생명의 최대 불안요소는 리베로였다. 타비 러브~이재영의 좌우 쌍포와 김나희~김수지의 센터진은 막강했다. 윙리시버 신연경은 리시브 능력이 크게 향상됐고, 세터 조송화는 고질적인 무릎 부상에서 회복해 기대감을 키웠다. 리베로는 예외였다. 김혜선~한지현은 다소 무게감이 떨어졌다. 김해란(KGC인삼공사), 임명옥(도로공사), 나현정(GS칼텍스), 남지연(IBK기업은행) 등 수준급 리베로가 많아 상대적으로 약해보이는 측면도 있었다. 그러나 이 같은 우려는 서서히 지워지는 모양새다. 한지현이 제 몫 이상을 해내며 수비라인을 든든히 지키고 있어서다.
한지현은 20일까지 수비 1위(세트당 8.276)에 올라있고, 디그(4위·세트당 5.345)와 리시브(6위·세트당 2.931) 부문에서도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2013~2014시즌 주전 리베로로 뛴 경험이 큰 도움이 됐다. 물론 최하위에 머물렀던 그때와 지금의 팀 사정은 완전히 다르다. 팀이 상위권을 유지하는 데 힘을 보태고 있다는 자체가 엄청난 수확이다. 위상도 완전히 달라졌다. 애초 주어진 역할은 백업 리베로였지만, 이제는 어엿한 주전이다.
흥국생명 한지현. 사진제공|KOVO 흥국생명 박미희 감독은 20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V리그 현대건설과 경기에 앞서 “(한)지현이는 점점 좋아질 것으로 봤다”며 “이기는 경기를 하면서 자신감도 커졌다”고 밝혔다. 박 감독은 “리시브가 다소 불안하지만, 수비에 강점이 있고, 세터 출신이다 보니 이단연결도 잘해준다”며 “(신)연경이와 (이)재영이가 리시브를 잘해준 덕분에 지현이도 편안하게 자리를 잡아가는 중”이라고 전했다. 이날 한지현은 무려 87.5%(24시도 21성공)의 높은 디그성공률을 자랑하며 팀의 세트스코어 3-1(25-20 25-19 15-25 25-17) 승리를 이끌었다. 3연승에 성공한 흥국생명은 6승2패(승점 17)를 기록하며 IBK기업은행(5승3패·승점 16)을 제치고 1위로 올라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