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선수 박태환이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으로부터 '리우 올림픽에 나가지 말라'는 외압을 받았다는 논란에 대해 21일 직접 입을 열었다.
박태환은 이날 일본 도쿄(東京)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5월 25일 김 전 차관을 만났을 때를 떠 올리며 "너무 높으신 분이라 긴장도 많이 됐고 말씀을 하실 때 무서움을 많이 느꼈다"면서도 "올림픽에 출전할 수만 있으면 너무 좋겠다는 생각뿐이었다"고 말했다.
박태환 측은 최근 공개한 녹취록에서 김 전 차관이 "올림픽에 나가지 않을 경우 기업의 스폰서를 받도록 해 주겠다"고 압박하며 이에 따르지 않을 경우 불이익을 주겠다고 협박했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단국대 교수해야 될 것 아니냐"며 교수 자리를 미끼로 회유했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박태환은 이에 대해 "수만 가지 생각을 많이 했다. 선수로서 앞으로 감당할 수 있는 무게, 책임에 대해 무서움을 많이 느꼈다"면서도 "기업 후원이나 대학 교수 그런 얘기가 귀에 들어오기보다 어떻게 하면 올림픽에 나갈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고 털어놨다. 또 조금도 흔들리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흔들림이 조금이라도 있었다면 리우 올림픽에 나가지 않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올림픽에서 부진한 성적을 낸 것에 대해서는 "레이스에만 집중하고 최고의 컨디션을 발휘해야 하는데 선수로서 안 좋은 일도 있었고 여러 가지 수영 외에 생각할 것들이 굉장히 많았다"면서도 "제가 잘하지 못한 거니 핑계를 대거나 변명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또 "정신적으로 자리를 잡지 못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뒤늦게 한다"고 덧붙였다.
박태환은 또 당시 면담에 대해 자세하게 말하고 싶지 않다고도 했다. 그는 "15일 후에 또 경기가 있어서 정신적으로 집중을 해야 한다. 이런 얘기가 많이 나오면 부담이 된다"며 취재진의 양해를 구했다. 또 "계속 듣고만 있었는데 너무 긴장한 상태여서 자세한 내용은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고도 했다.
박태환은 17~20일 도쿄에서 열린 아시아수영선수권대회에서 4관왕에 올랐다. 그는 이번 성적에 대해 "훈련을 겸해 출전하게 됐는데 기록이 잘 나왔다. 오랜만에 금메달을 따고 시상식에서 애국가를 울리게 돼 너무 좋다"고 말했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서는 "내년에 열리는 세계선수권 대회를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2020년 도쿄올림픽 출전에 대해서는 "짧지도 않고 길지도 않은 시간인 만큼 훈련에 집중해 준비를 잘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많은 국민들이 응원해주고 있으니 수영으로 보여드릴 수 있는 날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는 생각"이라고 의욕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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