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통산 최다 7회 우승의 영광을 간직한 성남FC가 결국 챌린지(2부리그) 강등이란 좌절을 맛봤다. ‘파이어세일’은 현실이 될까.
성남일화 시절 K리그를 호령했던 성남은 비록 시민구단으로 전환한 뒤에는 씀씀이가 줄었어도 올해까지는 적지 않은 돈을 썼다. 재정구조상 시의 지원에 기댈 수밖에 없는 처지인데, 내년 시즌 챌린지 강등에 따라 시의 지원액은 물론 마케팅 수입도 줄어들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국가대표급’ 선수들을 다수 보유한 성남 구단이 내년 시즌 운영비 마련을 위해 부득이하게 파이어세일에 나설 것이란 예상이 나오는 이유다.
성남에는 현 국가대표인 공격수 황의조를 비롯해 올림픽대표팀 주전 골키퍼였던 김동준, 한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뛰었던 베테랑 김두현, K리그 최고의 테크니션으로 불리는 황진성 등 국가대표급 선수들뿐 아니라 김현, 임채민 등의 유망주들도 여럿 몸담고 있다. 전력보강에 욕심을 내는 타 구단들이 군침을 흘릴 만한 선수들이 즐비하다. 선수 입장에서도 관심과 열기가 떨어지는 챌린지 팀보다는 좀더 주목 받을 수 있는 클래식 팀에서 뛰길 원한다. 한 축구인은 21일 “성남 선수들의 이동폭을 보면, 성남시나 구단의 클래식(1부리그) 복귀 의지를 읽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이날 ‘구단주가 드리는 편지’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챌린지 추락은 생각지도 못한 일이어서 상당히 당황스럽다”고 밝힌 뒤 “구단주로서 팬 여러분께 실망을 안겨드려 송구하다. 여러분의 질타와 조언을 얼마나 귀담아 듣느냐에 따라 성남의 미래가 결정될 것”이라며 팬들의 의견을 적극 수용할 방침임을 내비쳤다. 선수단에는 “결과는 아쉽지만 우리의 할 일은 명확해졌다. 팀을 재건하고 승리를 만드는 까치군단으로 다시 시작하자”고 당부하는 한편 “성남시도 최선의 지원을 다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시장의 다짐대로 성남이 재건과 부활에 성공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