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은 올 시즌 완벽한 전력 가운데서도 결점 하나를 드러냈다. 불펜진이었다. 탄탄한 선발진과 막강한 타선은 KBO리그에서 단연 최고였지만, 시즌 중반 불펜투수들의 부상과 부진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비시즌에 돌입한 뒤에도 균열은 쉽게 봉합되지 않고 있다. 우선 주축투수들의 수술 소식이 이달에만 두 차례 들려왔다. 15일 이용찬이 오른쪽 팔꿈치 뼛조각 수술을 받은데 이어 20일엔 정재훈(36)이 일본에서 우측 어깨 회전근개 수술을 받았다. 문제는 회복과 복귀까지 수개월이 소요된다는 점이다. 재활 경과에 따라 내년 상반기 혹은 그 이후에야 마운드 복귀가 가능하다.
20대 투수들의 입대도 예정돼있다. 최종발표는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동갑내기 투수 윤명준(27)과 허준혁(27)이 국군체육부대(상무)에 입대 지원을 한 상태다. 둘 모두 1군에서 주축으로 뛴 투수들인 만큼 최종합격이 유력하다. 2년간 공백이 불가피하다는 뜻이다. 이들의 공백이 현실화된다면, 걱정은 자연스레 내년 불펜 마운드로 흐를 수밖에 없다. 현재로선 내년 시즌 1점차를 지킬 투수들의 이름이 선뜻 떠오르지 않는다.
결국 두산의 시선은 FA(프리에이전트) 이현승(33)으로 향한 모습이다. 이현승은 2010년 두산 유니폼을 입은 뒤 팀의 마무리로 활약했다. 특히 지난해부터 2년간 가을야구에서 12경기 16.2이닝 무실점 완벽투를 선보이며 팀의 KS 2연패를 이끈 일등공신으로 우뚝 섰다.
현재까지 두산은 이현승과 한 차례 이야기를 나눴다. 구체적인 계약내용 대신 일차적인 교감만 나눈 상태다. 그러나 현 상황은 첫 만남 때와는 다르다. 15일 FA 내야수 김재호와 재계약에 이어 21일 이원석의 삼성 이적으로 이현승은 두산에 남은 마지막 집토끼가 됐기 때문이다. 두산이 이현승에게만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됐다. 양측은 곧 다시 만나 본격적인 협상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