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분데스리가의 기존 질서가 깨졌다. 2016∼2017시즌은 과거와 사뭇 다른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영원할 것만 같던 ‘바이에른 뮌헨=1위’라는 공식이 무너졌고, 분데스리가 창립 이후 단 한 번의 강등도 없었던 함부르크가 단 한 번의 승리도 얻지 못하고 있다. 반면 아직까지 단 한 번의 패배조차 허용하지 않은 팀도 있다. 바로 라이프치히와 호펜하임이다.
2009년 분데스리가에 처음 등장한 라이프치히는 올 시즌 돌풍의 주인공이 됐다. 창단 이후 초고속으로 1부리그에 진입한 라이프치히는 올 시즌 2라운드에선 도르트문트, 7라운드에선 볼프스부르크, 11라운드에선 레버쿠젠까지 전통의 강호들을 차례로 격파했다. 현지 언론에서 “현재 라이프치히는 무서울 것이 없다”고 보도할 정도로, 그들의 상승세는 큰 이슈가 되고 있다. 마침내 라이프치히(8승3무·승점 27)는 바이에른 뮌헨(7승3무1패·승점 24)을 넘어 1위로 올라섰고, 이제는 우승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진격의 라이프치히’를 지휘하는 랄프 하젠휘틀(49) 감독은 단기간에 팀을 1부리그에 어울리는 모습으로 변모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친정팀 잉골슈타트도 1부리그로 승격시킨 뒤 지난 시즌에는 11위를 마크했다. 올 시즌에는 라이프치히에서 기적을 만들고 있다.
11라운드까지 무패행진을 벌이고 있는 호펜하임의 선전 또한 주목받고 있다. 현재 5승6무(승점 21)로 5위를 달리고 있으며, 바이에른 뮌헨이 도르트문트와의 ‘데어 클라시커’에서 0-1로 패한 뒤에는 분데스리가에서 라이프치히와 함께 패배를 모르는 2팀 중 하나로 남게 됐다. 지난 시즌 강등 위기까지 내몰렸던 팀이지만, ‘최연소 사령탑’ 율리안 나겔스만(29) 감독의 지휘 아래 환골탈태했다. “성적이 이미 그들을 증명하고 있다. 비록 실점은 계속 발생하지만 지지 않는 경기를 하고 있다”는 것이 현지 언론의 평가다.
지난 시즌에는 헤르타 베를린이 ‘독일판 레스터시티’로 불리며 분데스리가의 신흥강자로 떠올랐다. 그러나 헤르타 베를린도 지난 시즌의 바이에른 뮌헨과 도르트문트의 자리를 넘보기에는 격차가 있었고, 보이지 않은 유리천장처럼 넘볼 수 없는 위치에서 분전한 것이 고작이었다. 올 시즌은 3분의 1이 지난 현재 더 큰 소용돌이가 몰아치고 있다. 1위 자리에는 이미 변동이 생겼고, 상위권 순위경쟁의 열기는 이미 후끈 달아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