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K저축은행은 2시즌 연속(2014~2015시즌·2015~2016시즌)챔피언결정전을 제패한 강팀이다. 센터와 라이트를 오가는 외국인선수 로버트 랜디 시몬과 송명근의 쌍포를 앞세운 화려한 배구로 주목을 받았다. 기존 자유계약이던 외국인선수 선발제도가 올 시즌부터 트라이아웃으로 바뀌면서 시몬과 결별했지만, 토종 선수층이 탄탄한 터라 크게 무너지진 않을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OK저축은행은 고전하고 있다. 9경기를 치른 현재(22일 기준) 3승6패(승점 8)로 6위에 처져 있다. 5위 우리카드(승점 14)와 격차도 6점으로 작지 않다. 송명근이 무릎 수술 후유증으로 이탈한 데다 외국인선수 마르코 보이치도 폭발력을 보여주지 못한 탓이다. 그나마 3년차 라이트 전병선(24)의 활약이 있기에 희망을 이어가는 정도다.
전병선은 2014~2015시즌 V리그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 6순위로 OK저축은행 유니폼을 입었다. 2015~2016시즌 37경기에 출장하며 이름을 알렸지만, 당시 그의 역할은 원포인트 서버였다. 강력한 서브를 눈여겨본 OK저축은행 김세진 감독이 꾸준히 기회를 줬다. 9월 열린 청주-KOVO컵 3경기에선 경기당 12.3득점을 기록하며 공격 재능을 뽐냈다.
이는 시작에 불과했다. 올 시즌 전병선의 입지는 과거와 완전히 달라졌다. 이제는 제1의 공격옵션이다. 송명근의 이탈로 주전 자리를 꿰찬 뒤 4경기에서 경기당 19.75득점을 기록했다. 첫 5경기에서 1승4패로 부진했던 팀도 이 기간에 2승2패를 기록했다. 전병선이 반전카드로 떠오른 셈이다.
앞으로 더욱 심해질 상대 견제를 뚫어내는 것이 숙제다. 배구계에서는 “전병선이 꾸준히 경기에 나서면서 공격 패턴이 읽히면 막힐 수 있다. 다양한 패턴을 연마해야 한다”고 평가한다. 전병선은 “과거에는 원포인트 서버로만 뛰면서 기량을 발휘할 기회가 적었는데, 코트를 자주 밟게 돼 기쁘다. 더 노력해서 내 자리를 찾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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