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6년 시작돼 올해로 21회째를 맞은 축구협회(FA)컵 결승전에 처음으로 '슈퍼'라는 말이 붙었다. 국내 축구 최고의 흥행카드인 수원과 서울의 맞대결 슈퍼매치가 성사됐기 때문이다. 대한축구협회는 올해 FA컵 결승전에 '슈퍼 파이널'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올 한해 국내 축구를 마무리하는 경기가 될 FA컵 결승 1차전은 27일 수원의 안방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다. 지난해까지 FA컵 결승전은 단판 승부였으나 올해부터 양 팀의 안방에서 한 차례씩을 치러 1, 2차전 득점 합계로 우승 팀을 가린다. 2차전은 12월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다.
수원과 서울이 FA컵 결승전에서 만난 건 처음이다. 양 팀의 맞대결인 슈퍼매치는 국제축구연맹(FIFA)이 세계 7대 더비 중 하나로 꼽았을 만큼 이름난 라이벌전이다. 슈퍼매치의 명성은 관중 수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국내 프로축구 K리그 역대 관중 수 상위 10경기 중 6경기가 슈퍼매치다. FA컵에서도 역대 관중 수 상위 5경기 중 슈퍼매치가 2경기다. 나머지 3경기는 모두 결승전이었지만 서울과 수원의 경기는 각각 8강과 16강이었다. 그런데도 2 경기 모두 3만 명이 넘는 관중이 찾았다. 이에 따라 올해 슈퍼 파이널 2경기에서 FA컵 역대 최다 관중 기록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 FA컵 역대 최다 관중 경기는 2001년 대전과 포항의 결승전으로 4만 명을 기록했다. 수원월드컵경기장의 관중 수용 규모는 4만4031명, 서울월드컵경기장은 6만6704명이다.
'FA컵의 사나이'로 불리는 황선홍 감독이 지휘하는 서울은 슈퍼 파이널에서 2년 연속 우승이자, 올 시즌 2관왕에 도전한다. 지난해 FA컵 우승 팀 서울은 올 시즌 K리그 클래식에서 정상을 차지했다. 황 감독은 포항 지휘봉을 잡고 2차례 우승했고, 부산 사령탑 시절 준우승을 차지하는 등 FA컵에서 강한 면모를 보였다. 황 감독이 올해 우승하면 허정무 전 전남 감독과 함께 FA컵 통산 최다(3회) 우승 사령탑이 된다. 황 감독은 "FA컵 우승도 해봤고 준우승도 해봤다. 그래서 둘 사이의 차이가 얼마나 큰지 잘 알고 있다. 2등은 의미가 없다. 반드시 2연패를 이루겠다"고 말했다.
2010년 이후 6년 만의 정상에 도전하는 수원은 어느 때보다 우승이 절실하다. K리그 명문 클럽 수원은 올 시즌 클래식(1부 리그)에서 7위에 그쳐 내년 시즌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출전권 확보에 실패했다. FA컵 우승 팀에게는 ACL 출전권이 주어진다. 특히 수원은 2010년 FA컵 이후 우승 트로피가 하나도 없다. 서정원 수원 감독은 "올 시즌은 정말 힘들었던 한 해다. (득점 합계가 아닌) 2연승으로 FA컵 우승을 해 유종의 미를 거두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두 팀은 그동안 FA컵에서 4차례 맞붙어 2승 2패를 기록했는데 이 중 3번은 승부차기로 승패가 갈렸다. 이종석기자 w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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