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규(42·사진)는 LG에서 뛴 17시즌 동안 “LG의 이병규∼”로 시작되는 응원가를 들으며 잠실구장 타석에 들어섰다. 팬들에게 이병규는 LG의 상징 같은 존재였다.
‘적토마’란 별명으로 그라운드를 누볐던 이병규가 25일 은퇴를 선언했다. 그는 이날 잠실구장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솔직히 다른 팀에서 뛸까도 생각해 봤다. 하지만 LG를 떠날 수 없다는 생각이 더 컸다. LG에서 마무리를 하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앞으로의 거취는 구단과 상의해 결정할 예정이다.
팀의 리빌딩 방침 속에 그는 올 시즌 내내 2군에 머물렀다. 퓨처스리그(2군)에서 4할 타율(0.401)을 기록했지만 1군 주전으로 활약할 기회는 끝내 오지 않았다.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1군에 올라온 10월 8일 두산전에서 4회 대타로 타석에 들어선 그는 두산의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를 상대로 안타를 때린 뒤 대주자와 교체됐다. 이병규는 “그때가 마지막 타석일 거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팬들도 그런 느낌으로 더 큰 함성을 보내주셨던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선수 욕심이 더 컸지만 내 생각대로만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오랜 고민 끝에 어제 저녁에 최종 결심을 했다”고 했다. 공교롭게 24일은 그의 생일이었다.
1997년 LG에 입단한 그는 통산 타율 0.311(6571타수 2043안타)에 161홈런, 972타점, 147도루를 기록했다. 2013년에는 타율 0.348로 역대 최고령 타격왕에 올랐고 그해 최고령 사이클링히트와 10연타석 안타 신기록도 세웠다. 2014년에는 역대 최소 경기(1653경기) 2000안타 기록도 경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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