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는 25일 대표이사 교체를 알렸다. 영업통인 김창락 롯데쇼핑 전무가 새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그러나 롯데야구단 사정을 잘 아는 이들의 공통된 시선은 이창원 대표의 갑작스런 퇴임에 쏠렸다. 이 전 대표이사가 롯데야구단 개혁의 아이콘 같은 상징적 존재였기 때문이다.
롯데 관계자는 “이 전 대표가 건강상의 이유로 사임하게 됐다”고 말했다. 사생활이라 구체적으로 밝히긴 어렵지만 합병증세가 있었던 모양이다. 그러나 야구계에서는 이 말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시선도 존재한다.
관례로 볼 때, 사장급이면 그룹에서 요양할 시간을 줄 수 있다. 정기인사에서 교체해도 늦지 않다. 롯데는 이제까지 야구단 사장을 연임시킨 적이 한 번도 없었지만, 3년 임기는 거의 보장해준 전례를 봐도 이례적이다. 이 탓에 “그룹 최고위층에서 어떤 말 못할 이유로 단행한 것 아니냐”는 예측도 나돈다.
어쨌든 이 전 대표의 사임으로 가뜩이나 불투명한 롯데 야구단의 미래는 ‘시계제로’ 상태로 접어들었다. 이 전 대표는 “좋은 구단으로 가는 주춧돌을 만들겠다”고 취임 직후 약속했었다. 타성에 젖었던 롯데 프런트에 줄곧 강한 쇄신을 주문했다. 현장에 대한 프런트 개입도 차단했다. 현장에서 요청한 투자에 대해서도 머뭇거리지 않았다. 팬 서비스 역시 강화했다. 이 전 대표는 재임기간, ‘롯데’하면 떠오른 부정적 이미지와 계속 싸웠던 것이다.
결과적으로 2년 연속 8위, 그리고 프리에이전트(FA) 투자 실패에 대한 책임을 감독도, 단장도 아닌 대표이사가 짊어진 상황이 됐다. 롯데 한 소식통은 “이 대표이사 1명의 개혁의지가 롯데 프런트 나머지의 생각을 다 합친 것보다 컸는데…”라고 안타까워했다. 또 다른 소식통은 “당장 내년 롯데의 미래가 밝지 못한데 지금 프런트의 리스크 관리능력이 의심스럽다”고 걱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