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킹 전북 “이젠 클럽월드컵이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11월 28일 05시 45분


2016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한 전북현대 선수단이 27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개선했다. 최강희 감독(앞줄 오른쪽 7번째)과 우승트로피를 든 주장 권순태 등이 주먹을 불끈 쥔 채로 우승의 기쁨을 표현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 | 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2016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한 전북현대 선수단이 27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개선했다. 최강희 감독(앞줄 오른쪽 7번째)과 우승트로피를 든 주장 권순태 등이 주먹을 불끈 쥔 채로 우승의 기쁨을 표현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 | 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亞챔스 우승으로 클럽월드컵 출전
내달 11일 클럽아메리카와 8강전
최소 100만달러 이상 보너스 확보


꼭 10년만의 통산 2번째 아시아 정상 등극을 향한 길은 험난했다. 그러나 ‘녹색군단’은 이변도, 반전도 허용하지 않았다.

전북현대는 27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 하자 빈 자예드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알 아인과의 2016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결승 2차전 원정경기에서 한교원의 골로 1-1 무승부를 거둬 1·2차전 스코어 합계 3-2 로 우승트로피에 입맞춤했다. 19일 전주에서 벌어진 1차전에서 1-2로 져 배수의 진을 친 알 아인의 거센 추격은 전북을 더욱 돋보이게 만들었다. 1-1로 팽팽하던 전반 막판 알 아인 공격수 더글라스(브라질)의 페널티킥 실축은 치열한 격전을 훨씬 흥미롭게 만든 양념과도 같았다.

올해로 창단 22돌을 맞은 전북의 위대한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이는 ‘우승청부사’ 최강희(57) 감독이다. 전북이 완주군 클럽하우스에 자랑스럽게 전시한 각종 우승트로피들은 대부분 2005 년 여름 출범한 최강희 감독 체제에서 챙긴 수확물들이다. 당시 전북은 2003 년과 2005년 2차례 FA컵을 제패했지만, 명문 클럽으로 볼 수는 없었다. 성적도 2% 부족했을 뿐 아니라 인프라와 구단 환경, 선수단 관리 및 운영 등 거의 모든 부문에서 겨우 낙제점을 면한 수준이었다.

지금의 전북은 180도 달라졌다. 당장 성적부터 이를 입증한다. 최 감독 부임 이후 전북은 올해까지 7개의 우승 트로피를 쓸어 담았다. K리그 4회(2009·2011·2014·2015년), 챔피언스리그 2회 (2006·2016년)가 포함돼 있다. 최 감독은 “올해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와 토너먼트에서 강호들이 조기 탈락했다. 거물급 스타들을 끌어들인 중국 슈퍼리그도 힘을 쓰지 못했다. 당분간 이런 찬스를 얻지 못할 것”이라며 아시아 정상 정복 야망을 숨기지 않았다. 이제 최 감독은 챔피언스리그를 2차례 제패한 아시아 최초의 사령탑이 됐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전북과 최 감독의 도전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다음달 일본 오사카, 요코하마에서 열릴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이 기다리고 있다. 대회 일정상 클럽 아메리카(멕시코)와의 1차전(8강·12월 11일)만 통과해도 2015∼2016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팀 레알 마드리드(스페인)와 준결승에서 맞붙는다.

K리그의 다른 팀들보다 1개월 이상 긴 시즌을 보내게 된 전북이지만, 그에 상응하는 충분한 보상이 주어진다. 챔피언스리그 우승으로 이미 두둑한 보너스를 확보했고, 클럽월드컵에서도 최소 100만달러(약 11억8000만원)를 챙길 수 있다. 물론 12월 1일 UAE 아부다비 에미리츠 팰리스 호텔에서 열릴 AFC 시상식에서 올해의 감독상 후보에 선정된 최 감독의 수상도 유력한 상황이다.

그래도 전북은 클럽월드컵을 ‘보너스’ 무대처럼 치를 생각은 없다. 철저한 계획과 준비로 ‘참가 이상’의 의미를 얻겠다는 의지다. 각 대륙 최강 클럽들과 공식 무대에서 맞설 기회는 흔치 않다. 2006년 클럽월드컵 첫 출전 당시 클럽 아메리카에 0-1로 패한 바 있어 전북으로선 이번에 설욕 기회를 잡은 셈이다. 특유의 ‘우승 DNA’를 챔피언스리그에서 제대로 발휘한 전북의 2016시즌 마지막 스토리는 과연 어떻게 끝날지 기대를 모은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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