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후보 모두 '구원투수'를 자처한다. 하지만 외부에서는 "둘 모두 2% 부족하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대한야구소트볼협회(KBSA) 회장 선거에 나선 이계안 전 의원(64)과 김응용 야구학교 감독(75) 이야기다. 대한야구협회, 전국야구연합회, 대한소프트볼협회가 통합한 KBSA는 30일 회장 선거를 실시한다.
국회의원과 현대자동차 사장을 지낸 이 전 의원은 행정력에서는 앞선다는 평가를 받지만 1997~1998년 대한야구협회 감사를 지낸 걸 제외하면 야구와 별다른 인연이 없다. "야구 명문 경동중에서 공부했다"고 하지만 이 학교는 2학년 때까지만 다녔다. 고교도 야구 명문 경동고가 아니라 경복고를 나왔다. 그는 "예전에 현대그룹에서 프로야구 팀을 만들 때도 깊숙이 관여했다"고 말했다.
1960~1970년대 국가대표 선수를 지냈고, 감독으로서도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최다 우승(9회) 기록을 가지고 있는 김 감독은 야구인으로서는 엘리트 중 엘리트지만 행정력에는 물음표가 따라다닌다. 김 감독은 "(프로야구) 삼성에서 7년 동안 사장으로 일했다. 구단 역사상 최장 기간이다. 내 일을 제대로 못 했다면 그렇게 오래 있을 수 없었다"고 반박했다.
일단 야구인들은 김 감독 손을 들어주고 있다. 전·현직 지도자들이 모여 만든 일구회(一球會)와 한국프로야구은퇴선수협회(한은회)는 28일 김 감독 지지를 선언했다. 일구회는 "야구계 혼란을 극복하기 위해 야구인의 화해와 통합이 필요하다"며 "야구인을 하나로 묶을 수 있는 구심점으로 김 후보만큼 적합한 후보는 없다"고 밝혔다. 한은회 역시 "(사태 해결) 중심에 설 최적임자는 선수, 감독, 경영자 등으로 야구계 전역에서 활동하며 큰 성과를 이룬 김 후보"라고 지지 의사를 밝혔다.
반면 이 전 의원을 지지하는 쪽에서는 대한야구협회가 야구인들 사이에서 내홍을 겪으면서 대한체육회 관리단체로 지정된 전력이 있는 만큼 '외부 충격'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번 선거에는 △지도자 53명 △선수 34명 △대의원 18명 △동호인 심판 각 16명 △산하 협회·연맹 임원 7명 등 총 144명이 투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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