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축구 시장의 중심인 유럽 리그에 선수를 가장 많이 ‘수출’한 나라는 브라질로 조사됐다.
스위스의 국제스포츠연구센터(CIES)가 최근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유럽 각국의 31개 1부 리그에 선수를 가장 많이 보낸 나라는 브라질로 469명(10월 기준)이었다. 2위는 프랑스(312명), 3위는 스페인(201명)이다. 이번 조사는 ‘선수 수출’ 개념으로, 자국 리그에서 뛰는 선수는 집계에 포함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축구 종가’ 잉글랜드(11위)는 10위 안에 들지 못했다. 잉글랜드 선수들은 세계 최고의 리그로 평가받는 프리미어리그(EPL)가 자국에 있기 때문에 다른 리그로 가는 경우가 상대적으로 적다. 아시아축구연맹 소속으로는 호주(33명·36위)와 일본(27명·41위)이 50위 안에 들었다. 한국은 순위에 들지 못했다. 유럽 5대 리그로 범위를 좁히면 브라질 출신은 114명으로 프랑스(116명)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유럽 5대 리그는 EPL과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독일 분데스리가, 이탈리아 세리에A, 프랑스 리그1이다. 각국 1부 리그뿐 아니라 유럽 리그 전체로 범위를 넓히면 브라질 선수는 1134명(2015년 10월 기준)이다.
유럽 각국의 1부 리그에 브라질 출신 선수들이 많은 것은 ‘축구의 나라’ 브라질에 축구 선수가 워낙 많은 데다 브라질 리그의 환경이 열악하기 때문이다. 브라질은 축구협회에 등록된 선수만 200만 명을 넘는다. 비등록 선수까지 포함하면 인구의 5%가 넘는 1300만 명가량으로 추산된다. 브라질에는 2만 개 이상의 축구 클럽이 있다. 하지만 선수들이 받는 임금 수준은 아주 낮다. 올해 초 브라질축구협회가 선수 2만8000명을 조사했더니 한 달 수입이 1000헤알(약 34만 원)이 안 되는 선수가 80%를 넘었다.
비슷한 이유로 국내 프로축구 K리그에도 브라질 출신들이 많이 들어와 있다. K리그 클래식(1부 리그)에는 2016년 엔트리 등록 기준으로 전체 외국인 선수(49명)의 절반에 가까운 23명이 브라질 출신이다. 유럽 주요 리그의 연봉 수준에는 한참 못 미치지만 K리그 클래식 클럽들의 외국인 선수 대우는 나쁘지 않은 편이다. K리그 외국인 선수 최고 연봉자인 전북의 레오나르도(브라질)는 12억9600만 원(2015년 기준)을 받는다. 수원의 산토스(브라질)도 연봉 7억3000만 원을 받는다. 최강희 전북 감독은 “구단들은 브라질 선수들이 유럽 선수보다 몸값 대비 실력이 좋아 선호하는 편이다”고 말했다.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리그에서는 400명가량의 브라질 선수들이 뛰고 있다.
한편 국제축구선수협회가 최근 54개국 1만4000명의 남자 축구 선수를 대상으로 수입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45%가 한 달에 1000달러(약 117만 원)도 벌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들 중 21%는 한 달 수입이 300달러(약 35만 원)도 안 됐다. 유럽에서도 한 달에 1000달러를 벌지 못하는 선수가 32.2%나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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