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 해 전북현대는 무척 분주하다. 1월 4일 소집해 아랍에미리트(UAE)에서 동계전지훈련을 시작했는데, 12월이 되도록 전북의 시즌은 끝나지 않고 있다. 최상의 성과를 올린 덕분이다.
전북 최강희(57) 감독과 녹색전사들은 단 하나의 목표를 향해 달렸고, 달콤한 결실을 맺었다. 알 아인(UAE)을 꺾고 2016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정상에 우뚝 섰다.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달성한 곳이 같은 장소였기에 감회가 더 남달랐다.
아시아를 평정한 여운이 가시지 않은 1일, 전북은 완주군의 클럽하우스에 모여 마지막 강화훈련에 돌입했다. 일본에서 펼쳐질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에 출전하기 위해서다. 11일 클럽 아메리카(멕시코)와의 대회 6강전(오사카)에서 승리하면, 15일 요코하마에서 ‘지구방위대’ 레알 마드리드(스페인)와 결승 진출을 다툰다.
사흘의 휴식을 마치고 다시 모인 이날 클럽하우스에서 진행된 챔피언스리그 우승 미디어데이 행사에 참석한 녹색전사들의 모습에선 피로감이 느껴지지 않았다. ‘소 뒷걸음질로 쥐 잡았다’던 2006년의 첫 우승과는 차원이 다른 자긍심과 새로운 미래를 향한 기대감이 묻어나왔다.
2006년 당시 전북과 클럽 아메리카의 경기 장면.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전북에게 클럽월드컵은 보너스 대회가 아니다. 10년 전보다 한결 강해진 모습을 입증할 무대이기 때문이다. 공교롭게도 2006년 클럽월드컵 1차전 때도 클럽 아메리카와 맞붙어 0-1로 패한 바 있다. 그런 만큼 10년만의 재도전을 앞둔 녹색전사들의 의지는 한층 더 단단하다.
한국선수로는 거의 모든 영광을 맛본 이동국(37)은 “(일본에서) 최대한 긴 시간을 보내고 싶다. 레알 마드리드와의 승부를 간절하게 고대하고 있지만, 첫 단추가 먼저다”고 말했다. 10년 전 클럽월드컵에 나섰던 골키퍼 권순태(32)도 “비록 부상으로 (이번에는) 출전할 수 없지만, 그 때 느낀 높은 벽 앞에서의 암담함을 동료들이 풀어줬으면 한다”고 바랐다.
K리그 2회, 챔피언스리그 1회 우승을 경험한 이재성(24)은 해외 진출의 꿈을 품고 있다. 클럽월드컵에는 전 세계 에이전트와 스카우트들이 모인다. “팀도, 내게도 중요한 기회다. 매 순간 역할에 충실하면 목표를 이루지 않겠나?”
2012년 울산현대에서 이미 챔피언스리그 정상을 밟아봤던 김신욱(29)은 “동료들에게 ‘1차전이 진짜 고비’라는 이야기를 반복한다. 울산 시절, 나부터 너무 안일하게 준비했다. 후회 없는 마무리를 원한다. 내 인생에서 지금이 가장 행복한 시간”이라며 밝게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