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칼텍스 이선구(64) 감독이 3일 전격 사퇴했다. 불과 2라운드밖에 마치지 않은 상태에서의 자진사임이다. 수장의 갑작스런 이탈로 GS칼텍스는 혼돈에 빠졌다. 당장 4일 IBK기업은행전을 차해원 수석코치 체제로 치렀는데, 새 감독을 선임할지, 차 코치를 감독대행으로 올릴지조차 결정하지 못했다.
GS칼텍스 관계자에 따르면, 이 감독이 사의를 표명한 것은 11월30일 현대건설전 패배 이후였다. 2011년 부임한 이 감독은 GS칼텍스를 2013~2014시즌 V리그 챔피언에 올려놨지만 최근 2시즌 봄 배구에 실패했다. 이 과정에서 이 감독은 여러 차례 사의를 밝혔지만 구단의 만류로 돌아섰는데 2016~2017시즌마저 5위로 처지자 결심을 바꾸지 않았다.
배구계에서는 이 감독을 두고 “자존심이 강한 사람”이라고 평한다. “암담한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했고, 사퇴라는 극약처방으로 팀이 반등하기를 바라는 마음도 있었을 것”이라고 해석하는 시선도 있다.
GS칼텍스 관계자는 “프런트, 선수들과 불화는 결코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 감독은 “기력이 떨어졌다”는 말과 함께 사의를 표명한 뒤, 휴대폰을 꺼놓고 지방에 내려갔다고 한다. 이에 구단, 코치, 선수들이 문자메시지로 ‘돌아와 달라’고 애청했고, 프런트는 3일 이 감독 집까지 찾아가 만났으나 이번에는 마음을 돌리지 못했다.
전쟁 중 장수가 사라진 현실 앞에 선 GS칼텍스 관계자는 “멍한 상황”이라고 했다. 뒤숭숭한 분위기에서 GS칼텍스는 IBK기업은행에 세트스코어 1-3으로 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