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시즌 꼴찌 인삼공사 4위 돌풍… 그 뒤엔 ‘서남원 매직’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2월 10일 03시 00분


개막 전 외국인선수-공격수 이탈에 주전 세터-센터 포지션 변경 승부수
선수들 단점 지적보다 장점 칭찬하자 자신감 되찾고 22개월 만에 3연승
서 감독 “서남원 매직?… 갈 길 멀어”

 6개 팀 중에서 4등일 뿐인데 팬들은 ‘서남원 매직’이라고 부른다. 올 시즌 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 돌풍의 중심에는 인삼공사가 있다. 최근 두 시즌 연속 최하위에 그친 인삼공사는 올 시즌 22개월 만에 3연승을 달리는 상승세를 타면서 3위 현대건설을 승점 3점 차로 추격하고 있다. 지난 시즌 승리한 경기가 7경기뿐이었던 인삼공사는 2라운드까지 끝난 올 시즌에는 10경기에서 벌써 6승을 따냈다.

 변화의 일등공신은 올 시즌 사령탑에 오른 서남원 감독(49·사진)이다. 시즌 개막 전 외국인 선수 미들본(임신)과 공격수 백목화(자유계약선수 협상 결렬)가 빠지는 악재를 맞았지만 서 감독은 주전 세터 한수지, 센터 장영은 등의 포지션 변경을 통해 돌파구를 찾아냈다. 팀의 얇은 선수층을 보완하려는 전략이었다.

 1라운드에서는 1승 4패로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서 감독은 뚝심으로 버텨내며 서서히 변화를 이끌어냈다. 세터치고 큰 키(182cm)에 평소 블로킹에 장점이 있던 한수지는 센터와 날개 공격수로 번갈아 출전하며 블로킹 2위에 오를 정도로 잠재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한수지 대신 주전 세터를 맡은 이재은의 경기 운영도 좋아지면서 대체 선수로 투입된 외국인 선수 알레나의 공격력도 살아났다. 알레나는 현재 공격종합 선두(성공률 45.03%)다.

 선수들이 느끼는 부담을 최소화하려는 서 감독의 리더십도 빛을 발했다. 서 감독은 “플레이오프 같은 목표만 강조하다 보면 지는 것에 익숙했던 선수들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 그래서 경기에만 집중하게끔 노력하고 있다. 연습 때도 굳이 부족한 부분을 꼬집어 이야기하기보단 잘하는 것을 칭찬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선수들이 “연습 분위기가 좋아졌다”고 입을 모으는 이유다. 그러나 정작 서 감독은 “(서남원 매직이란 말은) 아직 갈 길이 먼 이야기다. 나보다는 선수들에게 관심을 가져 달라”며 선수들에게 공을 돌렸다.

 10일 열리는 2위 흥국생명과의 경기는 인삼공사에 상위권 도약을 위한 중요한 경기다. 1라운드에서 흥국생명에 0-3으로 패한 인삼공사는 2라운드에서 3-0으로 앙갚음하며 180도 달라진 모습을 보여 줬다. 인삼공사가 이날 승리하면 2011∼2012시즌 이후 5년 만에 4연승의 기쁨을 맛보게 된다.

 한편 9일 남자부 우리카드는 KB손해보험을 3-1(25-16, 25-17, 22-25, 25-23)로 이겼다.

강홍구기자 windup@donga.com
#서남원#서남원 매직#배구#인삼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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