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과 탁구 복식 출전한 오상은, 아름다운 도전 마감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2월 18일 07시 27분


탁구대에서 처음으로 한 조를 이룬 아버지와 아들의 도전은 승패를 떠나 찬사가 쏟아졌다.

오상은(39·미래에셋대우)과 아들 준성(10·오정초 4학년)은 17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제70회 전국남녀종합탁구선수권대회 남자 복식 1회전에서 이기훈-정남주 조(대전 동산중)에 1-3으로 패했다.

오상은-준성 조는 1세트를 10-12로 내준 뒤 2세트도 4-11로 빼앗겼다. 3세트에서는 11-8로 승리하며 분위기를 되살렸지만 4세트를 듀스 끝에 11-13으로 패해 대회를 마감했다.

부자(父子)가 복식에 함께 출전하는 것은 국내 탁구 무대에서는 처음 있는 일이다.

경기 후 오상은은 아들과 포옹하며 "아빠가 은퇴하기 전에 함께 뛰어줘서 고맙다. 평생 기억에 남을 것 같다"며 눈물을 쏟았다. 올림픽에 4회 연속 출전한 한국 탁구의 간판스타인 오상은은 "이렇게 큰 대회에 아들과 함께 뛸 수 있어 영광이다. 내가 못해 져서 아쉽다"고 말했다.

국내 초등학교 4학년 랭킹 1위인 오준성은 "아빠와 처음 같이 하는 경기여서 긴장이 많이 됐다"며 "아빠의 뒤를 잘 따라 가겠다"고 다짐했다.

김분식 해설위원은 "오상은이 전성기 때 기량이었다면 이길 수 있었겠지만 아들과 함께 뛰는 모습이 너무 보기 좋고 아름다웠다"고 말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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