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슷한 기록-실력에도 커리에 가렸던… NBA 사상 가장 저돌적 포인트 가드
올 득점 1위, 도움 2위, 리바운드 13위… 자신 역대 최고 기록 쓰며 커리 압도
스테픈 커리
실력이 비슷한 두 선수를 비교할 때 한 명이 조명을 덜 받는 경우가 있다. 미국프로농구(NBA) 오클라호마시티의 러셀 웨스트브룩(28)이 그렇다. 농구 전문가들은 그에 대해 늘 “때를 잘못 만난 천재 포인트 가드”라고 말한다.
웨스트브룩은 2008∼2009시즌 데뷔해 경기당 평균 21.9점, 5.8리바운드, 7.7도움을 기록하며 NBA 역사상 가장 저돌적인 포인트 가드 중 한 명으로 꼽힌다. 그러나 화려한 조명은 대체로 동갑내기인 골든스테이트의 스테픈 커리(28)에게 향한다.
웨스트브룩과 커리는 같은 포지션에 키도 190.5cm로 같다. 둘은 득점왕도 한 차례(웨스트브룩 2014∼2015시즌, 커리 2015∼2016시즌)씩 했다. 2009∼2010시즌에 데뷔한 커리는 현재까지 경기당 평균 22.5점, 4.3리바운드, 6.8도움을 올려 기록에서도 웨스트브룩과 비슷하다. 하지만 플레이오프 등에서 야투율이 떨어지고 실책이 많았던 웨스트브룩에 비해 커리는 챔피언결정전 등 큰 경기에서 강한 면모를 보여주며 NBA 최고의 슈퍼스타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올 시즌만큼은 웨스트브룩이 도드라진다. 득점과 도움은 물론이고 리바운드까지 완전히 물이 올랐다. 20일 현재 웨스트브룩은 경기당 평균 30.9점으로 동·서부 콘퍼런스를 통틀어 득점 선두를 달리고 있다. 성공률이 30%대 초반인 3점 슛을 무리하게 난사하는 대신에 동료들의 도움을 받아 확률 높은 골밑 돌파 득점 비중을 높였다. 도움도 10.9개로 2위에 올라 득점상과 도움상을 동시에 노릴 수 있게 됐다. 리바운드도 10.5개(13위)를 기록하는 등 주요 공격 지표에서 자신의 역대 경기당 평균 기록을 훌쩍 넘어섰다. 웨스트브룩은 올 시즌 경기당 평균 24.7점, 4.4리바운드, 5.9도움을 기록하고 있는 커리를 압도하고 있다. 선수의 코트 장악력을 평가하는 절대 기준인 팀 내 공격 점유율(Usage Percentage)도 41.4%로 NBA 선수 중 단연 으뜸이다.
그동안 “커리의 활약을 존경한다”며 몸을 낮췄던 웨스트브룩은 최근 “NBA에서 커리보다 더 주목하지 않을 수 없는 선수가 되고 싶다”는 욕심을 드러냈다. 웨스트브룩의 활약으로 현역 최고 포인트 가드에 대한 평가도 원점에서 다시 이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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