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동안 단 12경기 결장 대기록
1997∼98시즌 데뷔 첫해 주전 꿰차… 도움-가로채기 통산 최다 기록도
현역 2위 동부 김주성은 656경기, 사실상 ‘불멸의 기록’으로 남을듯
주희정 “삼성서 선수생활 마무리”
“여러 가지로 운이 좋아 여기까지 온 것 같습니다. 언제 은퇴할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인연이 깊은 삼성에서 선수 생활을 마치고 싶습니다.”
‘꾸준함의 대명사’ 삼성 주희정(39)이 프로농구 첫 1000경기 출전이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주희정은 23일 안양에서 열린 KGC와의 방문경기에 선발로 나섰다. 이번 시즌 대부분을 교체 멤버로 뛰었지만 이날만큼은 삼성 이상민 감독의 배려로 시작부터 코트를 밟았다. 스타팅 멤버를 소개하는 장내 아나운서가 주희정의 이름을 부르자 안양 KGC 팬들도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고려대를 중퇴하고 KBL 원년인 1997시즌에 나래(현 동부) 연습생으로 입단한 주희정은 1997∼1998시즌부터 주전을 꿰차며 20시즌째 코트를 누비고 있다. 1998∼1999시즌 삼성으로 이적한 주희정은 KT&G(현 KGC)와 SK를 거쳐 지난 시즌 삼성으로 돌아왔다. 주희정이 빠진 경기는 20년 동안 12경기뿐이다. 삼성이 우승했던 2000∼2001시즌 LG와의 챔피언결정전에서는 1∼5차전 모두 1분도 쉬지 않고 40분을 뛰었다.
1000경기 출전은 당분간은 깨지기 어려운 기록이다. 주희정의 뒤를 잇는 기록은 추승균 KCC 감독의 738경기다. 현역 선수로는 동부 김주성(37)이 656경기로 가장 많은데, 1000경기를 넘으려면 풀타임으로 6시즌은 더 뛰어야 한다. ‘불멸’이 될 수도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다른 기록들도 진행 중이다. 23일 현재 정규리그 통산 최다 도움(5344개), 최다 가로채기(1495개), 3점슛 2위(1143개), 리바운드 4위(3409개), 득점 5위(8529점)에 올라 있다. 국내 선수 최다 트리플 더블(8회) 기록도 갖고 있다. 1997∼1998시즌 프로농구 첫 신인왕(1997시즌에는 신인왕이 없었음)이 됐고, 2000∼2001시즌에는 플레이오프 최우수선수(MVP)로 뽑혔다. 2008∼2009시즌에는 정규리그 MVP까지 차지했다.
삼성은 전날까지 단독 선두였던 KGC를 81-73으로 꺾고 공동 선두가 되며 팀 최고참의 1000경기 출전을 자축했다. “선수들에게 오늘은 특별한 날이니 잘하자고 했다”던 이 감독은 주희정을 경기 막판에 다시 투입해 코트에서 승리의 기쁨을 맛보게 했다. 주희정은 이날 13분 29초를 뛰며 2도움, 1리바운드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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