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아오 주먹 vs 김병지의 발… 승자는?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2월 26일 03시 00분


자선행사서 이색 대결 펼쳐
주먹때리기 김병지 깜짝 승리… 페널티킥선 파키아오가 이겨
두 선수, 냉장고 10대씩 기부

매니 파키아오가 25일 전 축구 국가대표 골키퍼 김병지와 벌인 이색 펀치 대결에서 왼 주먹을 펀치 기계에 날리고 있다(첫번째 사진). 현역 시절 최고 골키퍼로서 장거리 킥 능력을 자랑했던 김병지는 오른발로 펀치 기계를
가격하고 있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매니 파키아오가 25일 전 축구 국가대표 골키퍼 김병지와 벌인 이색 펀치 대결에서 왼 주먹을 펀치 기계에 날리고 있다(첫번째 사진). 현역 시절 최고 골키퍼로서 장거리 킥 능력을 자랑했던 김병지는 오른발로 펀치 기계를 가격하고 있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세계복싱평의회(WBC) 슈퍼웰터급 등 복싱 8체급 석권에 빛나는 매니 파키아오(38·필리핀)가 25일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팬 미팅 행사에서 전 프로축구 골키퍼 김병지(사단법인 김병지스포츠문화진흥원 이사장)와 펀치 기계를 때리는 이색 대결을 펼쳤다.

 파키아오는 두 차례 주먹과 한 차례 발차기, 김병지는 반대로 두 차례 발차기와 한 차례 주먹으로 기계를 총 3차례 가격해 합산 점수로 승자를 가렸다. 중량급은 아니지만 프로 통산 59승 중 38번을 KO승으로 거둔 파키아오는 글러브를 끼지 않고 맨주먹으로 펀치 기계 앞으로 다가갔다. 파키아오는 점퍼를 벗지 않고 잠깐 몸을 푼 뒤 70% 정도의 힘을 실어 기계를 때렸다. 169cm에 65kg 전후를 유지하고 있는 파키아오는 1, 2차에서 892점, 897점이 나왔다. 184cm, 78kg인 김병지는 오른발로 1, 2차에서 956점과 920점을 기록했다.



 파키아오는 마지막 차례에서 오른발로 888점을 기록했다. 주먹으로 칠 때보다 오히려 점수가 덜 나왔다. 대결 전 “주먹에 자신 있다”던 김병지는 3번째 차례에서 오른손에 글러브를 끼고 926점을 기록했다. 김병지가 파키아오보다 주먹으로 더 큰 점수를 기록한 것은 체중과 체격의 차이가 영향을 줬기 때문으로 보인다. 키 180cm에 체중 80kg인 기자가 평소 비슷한 기계를 상대로 온힘을 다해 펀치를 날릴 때도 850∼900점의 점수가 나온다. 그러나 무엇보다 파키아오가 주먹을 다칠 것을 우려해 전력을 다하지 않은 때문이기도 하다. 김병지는 “파키아오가 제대로 펀치를 날렸다면 나를 이겼을 것”이라며 엄지를 치켜들었다.

 펀치 대결에서 이긴 김병지는 자신의 이름으로 냉장고 10대를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인 ‘사랑의 열매’에 기부했다.

 파키아오는 이어 벌어진 이색 페널티킥 대결에서는 김병지를 이겼다. 파키아오는 간이 골대를 세워 놓고 골키퍼로 나선 김병지를 상대로 약 3m 거리에서 3차례의 페널티킥을 날렸고 두 번째 킥을 성공시켰다. 한 골이라도 성공하면 승리하기로 한 규칙에 따라 파키아오가 이겼다. 파키아오 역시 자신의 이름으로 냉장고 10대를 ‘사랑의 열매’에 기부했다.

 파키아오는 “한국의 축구 스타가 초대해준 이번 대결을 잊지 못할 것 같다. 앞으로 불우 이웃을 돕는 데 동기 부여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이날 펀치 대결과 페널티킥 이벤트는 김병지스포츠문화진흥원이 주최했다. 김병지는 “행사에 응해준 파키아오에게 감사하다. 앞으로도 세계 곳곳을 돌아다니면서 어려운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었으면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파키아오는 23일 저녁 식사를 함께했던 ‘의리 파이터’ 배우 김보성을 이날 행사장에서 다시 만나 우애를 나눴다. 성탄절을 포함해 3박 4일 동안 한국에 머문 파키아오는 다양한 기부 활동에 앞장서는 모습을 보였다. 파키아오는 26일 오후 필리핀으로 돌아간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매니 파키아오#김병지#자선행사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