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소년 장학금 지원 이어 ‘드림매치’ 김신욱·지소연 등 축구스타 총출동 5대5 풋살…폭소 연발 골 세리머니
크리스마스 캐럴이 흐르고 연말연시의 아쉬움과 기대가 혼재한 이맘때면 생각나는 사람이 있다. 항저우 그린타운(중국)을 이끄는 ‘축구 산타’ 홍명보(47) 감독이다. 현역으로 한 시절을 풍미한 뒤 지도자로 변신해 2012런던올림픽 동메달 신화를 쓰고, 2014브라질월드컵에서 충격을 경험하기도 한 그가 오랜 시간 애착을 갖고 진행한 활동이 있다. 자신의 이름을 딴 장학재단(홍명보장학재단)이 주최하는 자선축구다. 이 때만큼은 홍 감독의 직함도 ‘이사장’으로 바뀐다. 즐거울 때나 고통스러울 때나 한결 같았다. “때론 손을 놓고 싶을 때도 있었으나 이제는 그러기도 쉽지 않다. 다른 것은 몰라도 이건 끝까지 지키고 싶다”는 것이 홍 이사장의 말이다. 축구로 받은 사랑을 축구로 돌려주고, 후원금을 어려운 이웃에게 전달하는 즐거움은 상상 이상이다. 대회 방식과 형태, 장소는 계속 바뀌었어도 마음은 그대로다.
나눔과 사회환원이라는 순수한 취지와 의지로 시작된 대회가 벌써 14회째다. 2016년 겨울에도 ‘축구 산타’와 ‘아이들’이 팬들을 찾아왔다. 23일 축구유망주 25명에게 장학금을 전달하며 대회의 시작을 알렸고, 27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메인이벤트인 ‘KEB하나은행과 함께 하는 셰어더드림풋볼매치(SHARE THE DREAM FOOTBALL MATCH)’가 진행됐다.
사랑·희망팀으로 구분된 선수단 면면도 화려했다. 태극전사·낭자들이 대거 나섰다. 이재성, 김보경, 김신욱(이상 전북), 권창훈(수원), 김창수, 이종호(이상 울산), 이정협(부산), 이근호(강원), 심서연(대교) 등이 사랑팀을 구성했고 구자철, 지동원(이상 아우크스부르크), 홍정호(장쑤 쑤닝), 박주호(도르트문트), 윤석영(가시와 레이솔), 지소연(첼시 레이디스) 등이 희망팀에 이름을 올렸다. 볼거리가 풍성했다. 5대5 풋살은 빠른 경기전개와 화려한 개인기, 다양한 골 세리머니로 체육관을 가득 채운 관중의 탄성을 자아냈다. 전·후반 25분씩, 총 50분 경기는 김보경의 버저비터 골이 터진 사랑팀의 10-9 승리로 끝났다.
모두가 함께 했기에 값진 하루가 됐다. 솔직히 모처럼 달콤한 겨울방학을 맞은 선수 입장에서 하루를 통째로 비우는 연말 자선경기 참여는 쉽지 않다. 그러나 ‘홍명보 자선축구’에선 다르다. 선수들이 먼저 출전 의사를 타진한다. 브라질월드컵에서 아픔을 겪은 홍 이사장이 대회 개최를 놓고 잠시 망설일 때 구자철 등 제자들이 나서서 “당연히 (대회는) 계속돼야 한다”며 스승을 ‘독려’한 것은 유명한 일화다. 홍 이사장은 “이런저런 일로 2∼3차례 어려운 시기가 있었다. 그런데 선후배들의 적극 참여가 있었다. 책임감이 생겼다. 후배들의 사회공헌 의식이 높아졌다. 정말 감사한 일”이라며 활짝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