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훈-부상후유증으로 피로 누적… 몸 관리하며 국제대회 선별 출전
1000m 후배들에게 물려주기로… 남녀스프린트선수권 女 500m 1위
“마음을 비우는 게 목표예요.”
2010년 밴쿠버 올림픽과 2014년 소치 올림픽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500m에서 2연패를 한 ‘빙속 여제’ 이상화(27·스포츠토토·사진)가 2018년 평창 겨울올림픽을 앞두고 무리하지 않기로 했다. 27일 서울 태릉국제스케이팅장에서 열린 제43회 전국남녀스프린트선수권대회 및 제71회 전국남녀종합스피드선수권대회 여자 500m에서 38초64로 1위를 차지한 이상화는 “올해 쫓기는 기분으로 스케이트를 탄 것 같다. 부담이 컸다. 앞으로 여유 있게 준비를 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 500m 1위로 내년 2월 일본 삿포로에서 열리는 겨울아시아경기 출전권을 따낸 이상화는 몸을 관리하면서 선별적으로 국제대회에 나갈 계획이다. 남은 월드컵 5, 6차 대회도 출전하지 않을 생각이다. 1000m는 후배들의 출전을 위해 아예 미련을 버렸다. 이상화는 “올 시즌에는 완벽하지 않은 레이스를 했다.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상화는 올 시즌 월드컵 1∼4차 대회 500m에서 은메달 2개와 동메달 1개를 따는 데 그쳤다. 허벅지와 무릎 부상으로 스타트 동작에서 어려움을 겪은 이상화는 “올해 여름에 힘든 훈련을 많이 해서 얻은 피로가 계속 남아 있다. 이제 어릴 때와는 몸 상태가 다르다. 모든 대회에 나가 입상을 하는 것보다는 제 컨디션을 찾고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상화는 삿포로 겨울아시아경기에 앞서 내년 2월 9일부터 13일까지 강릉에서 열리는 2017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종목별 세계선수권대회에 집중하기로 했다. 겨울아시아경기는 2007년 창춘 대회에서 은메달, 2011년 아스타나-알마티 대회에서 동메달에 그쳐 금메달 욕심을 내볼 만하지만 부담을 갖지는 않기로 했다. 이상화는 “500m 종목은 아시아 선수들도 기록이 좋아서 겨울아시아경기도 올림픽만큼이나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부담을 갖고 나서다 보니 잘하지 못했다”며 “아시아경기보다 먼저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에 주력할 생각이다. 아시아경기는 재밌게 즐기고 올 생각”이라고 말했다. 마음가짐부터도 ‘세계 여자 최고의 스프린터’에서 내려오기로 했다. 이상화는 “항상 최고에 있을 수는 없다”며 “지금은 내 주변에 라이벌들이 있고, 그들과 경쟁하는 것 자체를 동기 부여로 삼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번 대회 여자 500m에서는 이상화에 이어 김민선(17·서문여고)이, 남자 500m에서는 차민규(23·동두천시청·35초05)와 모태범(27·대한항공·35초59)이 아시아경기 출전권을 따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