男배구 “쓸만한 세터 어디 없나요”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2월 30일 03시 00분


트레이드 시장서 최고 인기 포지션… 하위팀에 능력있는 백업선수 몰려
각 팀들, 권영민-곽명우 등에 눈독

 올해 프로배구 트레이드 시장에서 제일 인기 있는 포지션은 세터다.

 한국배구연맹(KOVO) 규정에 따르면 각 팀은 V리그(정규리그) 4라운드가 끝날 때까지만 선수를 트레이드할 수 있다. 28일 시작한 2016∼2017 NH농협 V리그 4라운드 경기는 내년 1월 20일 막을 내린다. 치열한 순위 경쟁을 벌이고 있는 남자부 팀들은 물밑에서 열심히 트레이드 이해관계를 따져보고 있다.

 올해 트레이드 시장에서 세터가 인기를 끄는 건 하위권 팀에 쓸 만한 ‘백업 세터’가 몰려 있기 때문이다. 특히 6위 KB손해보험의 유니폼을 입고 있는 권영민(36)이 인기다. 권영민은 시즌 개막 때만 해도 주전이었지만 신인 황택의(20)가 합류하면서 출장 기회가 줄었다. 게다가 KB손해보험은 세터 자원 자체도 풍부한 편이다. 2012∼2013 시즌 신인왕 출신 양준식(25)이 세 번째 세터로 뛰고 있는 데다 현재 상무에서 군 복무 중인 이효동(27)도 내년 2월 팀에 합류할 예정이다.

 한 수도권 팀 감독은 “권영민은 지금보다 더 출장 기회를 얻어도 괜찮은 세터다. 권영민이 경기 시간 대부분을 웜업존(선수 대기 구역)에서 보내는 건 배구계 전체를 봐도 손해”라며 “문제는 KB손해보험에 마땅히 부족한 포지션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권영민을 데려올 수만 있다면 내년 신인 (드래프트) 지명권도 양보할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

 OK저축은행(7위) 백업 세터 곽명우(25)를 노리는 팀도 있다. 한 중위권 팀 관계자는 “곽명우는 나이도 어리기 때문에 영입할 수만 있다면 ‘생큐’다. 하지만 OK저축은행도 세터 자원이 넉넉하지 않아 곽명우를 내주기는 쉽지 않다. 계속 카드를 맞춰 보고 있는 상태”라고 전했다.

 올해 세터가 유독 인기를 끄는 데는 트라이아웃(공개 선수 평가) 실시로 외국인 선수 기량이 하락한 것도 이유 중 하나다. 한 감독은 “우리가 저 팀과 외국인 선수를 맞바꾸면 각자 세터와 잘 맞겠다는 생각을 해보기도 했다. 하지만 외국인 선수는 (제도적으로) 트레이드할 수 없으니 세터들의 인기가 더 올라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29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여자부 경기에서는 안방팀 GS칼텍스가 도로공사에 3-0(25-20, 28-26, 25-23) 완승을 거뒀다. 남자부 KB손해보험은 OK저축은행을 3-1(25-17, 25-22, 21-25, 25-22)로 꺾고 6승(13패)째를 올렸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남자 배구#세터#권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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