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당일 오래간만에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이 만원 관중으로 가득 차자 문경은 SK감독은 연세대 농구부 시절 농구대잔치를 떠올렸다. “그땐 체육관 계단이 하나도 안 보일 정도로 많은 팬들이 오셨다. 경기장 안은 물론이고 바깥에서도 5000명이 기다리고 있었다. 팬들을 피하려고 경기 끝나고 후배들을 체육복 입혀서 정문으로 내보내고 우리는 뒷문으로 나와 차를 타야 했을 정도였다.”
하지만 이제는 다 옛 이야기가 돼버렸다. 여전히 농구 전성기 시절의 스타 감독들이 웬만한 현역 선수보다 인기가 많은 게 한국 농구의 현실이다. 예전의 농구 인기를 되찾으려는 여러 시도가 나타나는 이유다.
31일 고양체육관에서 열리는 2016∼2017 KCC 프로농구 오리온-SK 경기는 오후 10시에 시작된다. 한국 프로농구 역사상 처음으로 있는 일이다. 경기가 끝나면 선수들은 관객과 함께 신년 카운트다운을 하는 이색적인 장면이 펼쳐진다. 연장전일 경우 경기를 잠깐 멈추고 카운트다운을 할 예정이다.
두 해를 걸쳐 치르는 농구시즌의 특성을 반영해 기획한 이벤트다. 달라진 훈련, 경기 시간이 선수들에게는 생체리듬이 깨지는 부담을 주지만 선수, 감독, 구단 모두 “팬들을 위해서라면 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는 이유다.
팬들의 반응도 뜨겁다. 이미 1, 2층 티켓 인터넷 예매분 2400장이 모두 매진됐다. 인터넷 판매분을 늘려 달라는 요청도 많았지만 오리온은 3층 자유석 티켓 3200장은 현장 판매를 위해 남겨뒀다. SK는 서울에서 1시간이 넘게 걸리는 고양으로 방문 응원을 오는 팬들을 위해 잠실까지 오는 셔틀버스도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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