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에 열리는 제4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개막이 두 달 앞으로 다가왔다. 본격적인 카운트다운에 들어간 만큼 이를 준비하는 선수들의 모습도 덩달아 바빠졌다.
대표팀 멤버들이 분주한 이유는 하나다. 예년보다 한달 가까이 일찍부터 실전경기에 들어가야 하기 때문이다. 3월말 혹은 4월초 개막이 익숙한 프로선수들로선 3월6일 개막하는 WBC에 맞춰 감각을 끌어올려야 한다. 현재 KBO 규약상 1월까지 단체훈련이 금지됐지만, 넋 놓고 있을 수만은 없는 법. 국가대표팀에 승선한 선수들은 삼삼오오 모여 해외로 건너가 몸만들기에 들어갔다.
가장 먼저 짐을 싼 이는 한화 김태균(35)이다. 동갑내기인 정근우(한화), 이대호(전 시애틀)와 함께 맏형 노릇을 맡게 된 김태균은 지난달 14일 사이판으로 출국해 예열에 나섰다. 최형우(34·KIA)와 이대은(28)도 지난달 27일 미국 괌으로 건너갔다. 같은 에이전시에 소속된 둘은 서로 도움을 주고받으며 컨디션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괌을 찾는 또 다른 이도 있다. 롯데 포수 강민호(32)다. 강민호는 이달 8일 팀 동료인 이우민(35), 오승택(26)과 함께 괌으로 떠난다. 이 같은 일정표는 본인의 경험에서 비롯됐다. 강민호는 2013WBC를 앞두고도 괌에서 조기훈련을 한 바 있다. 이번 역시 이른 몸만들기를 통해 대표팀의 안방은 물론 중심타선 몫까지 맡겠다는 각오다.
한편 대표팀에 가장 많은 선수를 배출한 두산은 합동훈련을 계획했다. 팀 주장 김재호(32)를 필두로 장원준(32)과 양의지(30), 민병헌(30), 허경민(27)은 이달 19일 호주 시드니로 건너가 자율훈련을 진행한다. 이곳은 두산 선수단이 다음달 스프링캠프를 여는 장소이기도 하다. 팀 전지훈련에 앞서 몸을 일찍부터 만들어 놓겠다는 것이 공통의 목표다. 이들 외에도 대부분의 선수들은 WBC를 위한 담금질에 돌입한다.
대표팀 멤버들의 분주한 움직임과 더불어 ‘WBC 시계’ 역시 바삐 돌아가고 있다. KBO는 4일 기술위원회를 열고 대표팀과 관련한 현안을 논의한다. 음주운전 물의로 대표팀 탈락이 불가피한 강정호(30·피츠버그)와 팔꿈치 수술을 받는 김광현(29·SK)의 대체선수 선발이 거론될 전망이다. 결과에 따라 새 얼굴이 합류하는 상황이라 대표선수들의 WBC 준비는 한층 더 속도를 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