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 예선에서 한국과 같은 A조에 속한 이란 축구대표팀의 카를루스 케이로스 감독(64·사진)이 또 사의를 표명했다. 8일 ‘바르제시’ 등 이란 언론에 따르면 케이로스 감독은 전날 이란축구협회에 물러나겠다는 뜻을 전달했다. 사의 표명은 대표팀 선수 차출 문제를 놓고 클럽 팀과 빚은 마찰 때문으로 보인다.
케이로스 감독은 3월 카타르, 중국과의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2연전을 앞두고 이란 페르시안 걸프리그 선수들 위주로 소집해 2일 아랍에미리트에 훈련 캠프를 차렸다. 그런데 걸프리그 명문 클럽인 페르세폴리스의 브란코 이반코비치 감독이 딴죽을 걸고 나섰다. 당장 2월부터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에 나서야 하는 클럽 팀 사정은 감안하지 않고, 두 달 넘게 남은 월드컵 최종예선을 위해 선수들을 마구잡이로 소집한다며 불만을 제기한 것이다. 이에 화가 난 케이로스 감독은 소집 선수 중 페르세폴리스 소속인 7명을 팀으로 돌려보내버렸다. 이 때문에 6일 치르기로 했던 이란과 모로코와의 친선경기도 취소됐다.
케이로스 감독의 사의 표명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탈락하자 “이란축구협회가 지원을 제대로 하지 않아 성적을 내지 못했다. 이란 대표팀을 떠나겠다”고 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그는 이란 대표팀 감독으로 재계약했다. 그는 또 2015년 3월에도 선수 선발 문제로 협회와 갈등을 빚다 사퇴 의사를 밝혔지만 한 달 만에 복귀했다. 이런 전력을 볼 때 케이로스 감독이 실제 물러날지는 이번에도 미지수다. 사의 표명은 선수 차출 문제로 클럽 팀과 기싸움을 벌이는 과정에서 나온 엄포일 수도 있다.
2011년부터 이란 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케이로스 감독은 각종 기행으로 한국 팬을 자극했던 인물이기도 하다. 그는 2013년 6월 울산에서 열린 브라질 월드컵 최종예선 때 당시 한국 대표팀 사령탑이던 최강희 감독을 향해 ‘주먹감자’를 날려 팬들의 공분을 샀다. 그는 또 우즈베키스탄 유니폼을 입고 있는 최 감독의 합성 사진을 만들어 자신의 티셔츠에 새기기도 했다. 최종예선 전체 일정의 절반을 소화한 8일 현재 이란이 A조 1위, 한국이 2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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