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FA, 2026년부터 16개국 늘려
3개국 16개조서 조2위까지 32강… 4.5장인 亞쿼터, 8.5장 예상
80경기로 늘어 FIFA 수익 급증… 중국 진출 땐 막대한 반사이익
월드컵으로 가는 길이 확 넓어졌다. 본선 참가국이 32개국에서 48개국이 됐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10일 스위스 취리히 FIFA 본부에서 평의회 회의(위원 37명)를 열고 2026년 월드컵(개최국 미정) 본선 출전국 확대 방안을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FIFA는 이 방안을 211개 회원국 투표를 거쳐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그동안 본선에 나가지 못했던 회원국이 많고, 이 회원국들이 본선 참가 기회를 확대하는 이번 방안에 찬성표를 던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이대로 확정될 확률이 높다. 본선 참가국 증가는 1998년 프랑스 대회에서 지금의 32개국으로 늘어난 뒤 28년 만이다.
24개국이 참가했던 1986년 멕시코 대회부터 8회 연속 본선 진출에 성공한 한국으로서는 득보다는 실이 많을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아시아 티켓이 늘어 지역 예선 통과 부담은 줄겠지만 대륙별 안배와 FIFA 랭킹으로 정해질 조 편성에서 유럽과 남미의 강호와 함께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16강 진출은 더 어려워질 수 있다”라고 말했다. 아시아에 배분되는 월드컵 티켓이 늘어나기 때문에 한국으로서는 본선까지는 더욱 쉽게 진출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정작 본선에서는 실력 있는 유럽과 남미의 국가들이 더 많이 참가하기 때문에 예전보다 더 많은 강호를 상대해야 한다. 본선에서는 한국 앞에 더 큰 가시밭길이 펼쳐질 가능성이 크다.
2018년 러시아 월드컵을 기준으로 각 대륙에 배당된 티켓은 유럽 13장, 아프리카 5장, 남미 4.5장, 아시아 4.5장, 북중미 3.5장, 오세아니아 0.5장, 개최국 1장이다. 본선 참가국이 늘면 아시아는 현재의 4.5장에서 8.5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16강을 가리는 방식도 바뀐다. 외신들은 3개국씩 16개 조로 나뉘어 조별 리그를 치른 뒤 각 조 1, 2위가 32강전부터 토너먼트를 벌이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렇게 되면 경기 수는 64경기에서 80경기로 증가한다. 현재는 4개국이 8개 조로 나뉘어 조별 리그를 치른 뒤 16강부터 토너먼트를 벌인다.
월드컵 본선 출전국 확대 방안은 지난해 2월 당선된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47)의 선거 공약이었다. 당초 40개국으로 늘리자는 공약을 내놨던 인판티노 회장은 48개국으로 늘리는 안을 내놓은 뒤 이를 밀어붙였다. 그는 축구 변방에 있는 국가들에 더 많은 기회를 주기 위해서라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본선 출전국 확대의 가장 큰 배경은 돈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참가국이 늘어나는 만큼 중계권료와 마케팅·스폰서 수익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경기 수가 늘어 입장 수익도 커진다.
FIFA 내부 보고서에 따르면 2014년 브라질 월드컵의 경우 총수익은 40억 달러(약 4조8200억 원)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언론 스카이스포츠는 2026년 월드컵에 48개국이 참가하면 총수익은 65억 달러(약 7조8320억 원)까지 늘어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무엇보다 세계 최대 인구를 가진 중국이 본선에 오르면 월드컵 스폰서가 되기 위한 글로벌 기업들의 경쟁이 훨씬 치열해져 스폰서십 비용부터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자국의 슈퍼리그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나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등에서 활약하는 세계 최정상급 선수들이라면 기꺼이 거액을 주고 사 올 정도로 세계 축구의 ‘큰손’으로 떠올랐지만 월드컵과는 별 인연이 없었다. 2002년 한일 월드컵에 유일하게 출전했지만 당시는 한국과 일본이 개최국 자격으로 당연 진출한 반사 이익의 결과였다. 중국 다음으로 인구가 많은 인도를 포함해 축구 열기가 높은 중동과 동남아 일부 국가 등도 본선 무대 진출 가능성이 높아지면 FIFA로서는 막대한 스폰서와 중계권료 수입이 보장되는 셈이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