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8cm의 장쾌한 꿈 ‘덩크왕’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월 20일 03시 00분


프로농구 올스타전 덩크 콘테스트… 최단신 챔피언 노리는 KGC 사익스
109cm 러닝 점프로 장신들 압도… 크레익-바셋-찰스 로드 등도 눈독
국내 부문선 김종규-김현민 호각

100cm가 넘는 러닝 점프 능력을 갖춘 프로농구 KGC의 외국인 선수 키퍼 사익스(28번)는 22일 부산에서 열리는 올스타전 덩크슛 콘테스트에서 역대 최단신 덩크슛 왕을 노리고 있다. KBL 제공
100cm가 넘는 러닝 점프 능력을 갖춘 프로농구 KGC의 외국인 선수 키퍼 사익스(28번)는 22일 부산에서 열리는 올스타전 덩크슛 콘테스트에서 역대 최단신 덩크슛 왕을 노리고 있다. KBL 제공
 프로농구 KGC의 키퍼 사익스(178cm)는 ‘용수철 덩커’로 불린다. 키가 180cm도 안 돼 농구선수로는 왜소하지만 최대 109.22cm에 달하는 러닝 점프를 바탕으로 장신 선수들 사이에서 호쾌한 덩크슛을 성공시키기 때문. 사익스의 서전트 점프(제자리 뛰기)는 86cm로 미국프로농구(NBA) 선수들의 평균 기록(약 71cm)을 능가한다.

 22일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열리는 2016∼2017 KCC프로농구 올스타전 덩크슛 콘테스트(외국인 선수 부문)에 참가하는 사익스는 역대 최단신 덩크슛 왕을 노리고 있다. 외국인과 국내 선수를 통틀어 역대 최단신 덩크슛 왕은 래리 데이비스(183cm·1997∼1998시즌)였다. 사익스는 18일 “정규시즌 경기에선 승패가 걸려 있어 덩크슛을 마음껏 보여주지 못했다. 타고난 점프 능력에 창의성을 더해 최고의 자리에 오르겠다”고 말했다.

 사익스의 덩크슛 비결에는 재능과 노력이 모두 숨어 있다. 그는 “운동 신경은 미식축구를 했던 아버지에게서 물려받았다. 다른 형제들도 육상 선수로 활약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점프력 향상을 위해 모래밭을 달리는 등 평소 하체 훈련에 열중해 왔다. 사익스는 “최근에는 요가와 필라테스를 병행하면서 유연한 몸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어릴 때부터 또래 선수들에 비해 키가 작아 가드로 뛴 사익스에게 덩크슛은 장신 선수들의 콧대를 꺾는 무기였다. 정규시즌에 총 17개의 덩크슛을 넣어 이 부문 9위에 올라 있는 그는 “덩크슛을 림에 꽂아 넣으면 상대보다 내가 더 우월하다는 자신감이 생긴다”고 말했다.

 마이클 크레익(삼성·188cm)과 오데리언 바셋(오리온·185cm) 등도 덩크슛 왕을 꿈꾸고 있다. 대학생 때 미식축구와 농구를 함께 한 크레익은 117kg의 육중한 체구에도 속공에 적극적으로 참가하는 등 탁월한 운동신경을 보여 주고 있다. 그런 그가 덩크슛을 성공시키면 골대가 크게 흔들릴 정도로 강력하지만 몸에 힘이 너무 많이 들어간 탓에 덩크슛에 실패하는 경우도 많다는 단점이 있다. 그는 덩크슛 콘테스트 참가 선수 중 가장 낮은 덩크슛 성공률(70%)을 기록 중이다.

 크레익은 “성공률 때문에 부담을 느끼지는 않는다. 덩크슛은 내가 정말 좋아하는 기술이다”라고 말했다.

 이번 행사의 외국인 참가 선수 중 최장신인 찰스 로드(모비스·200.1cm)는 자신보다 작은 선수들의 도발에 코웃음을 쳤다. 덩크슛 성공 누적 순위 1위(56개)에 올라 있는 그는 2011∼2012시즌 올스타전 덩크슛 왕이다. 로드는 “(키가 작은 외국인 선수들이) 얼마나 잘하는지 두고 보겠다”고 말했다.

 국내 선수 부문에서는 지난해 우승자 김종규(LG·207cm)가 왕좌를 지키기 위해 ‘열공’ 모드에 돌입했다. 그는 “NBA 덩크슛 콘테스트 영상을 찾아보며 새로운 퍼포먼스를 연구 중이다”라고 말했다. 그가 라이벌로 꼽은 선수는 kt의 김현민(200cm). 2011∼2012시즌 올스타전에서 만화 ‘슬램덩크’의 주인공 강백호 복장을 하고 나와 덩크슛 왕에 올랐던 김현민은 “kt의 안방에서 올스타전이 열리는 만큼 나만의 덩크슛에 어울릴 음악과 조명을 찾기 위해 고심 중이다”라고 말했다.
 
정윤철 trigger@donga.com·임보미 기자
#덩크왕#프로농구 올스타전 덩크 콘테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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