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려가 현실이 되고 말았다. 내달 열리는 제4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하는 한국 대표팀에 메이저리거는 단 한 명, 오승환(세인트루이스)밖에 없게 됐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외야수 추신수(텍사스)를 대신해 박건우(두산)를 선발했다고 20일 발표했다. 최고의 팀을 구성하려던 대표팀의 구상은 처음부터 어긋났다. 팔꿈치 수술을 받은 류현진(LA 다저스)은 일찌감치 대표팀에서 제외했고, 내야수 강정호(피츠버그)는 음주운전 사고 탓에 대표팀에서 낙마했다. 외야수 김현수(볼티모어)도 고심 끝에 WBC 출전을 고사했다.
이에 비해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리는 WBC 1라운드에서 한국과 만나는 네덜란드와 이스라엘에는 빅리거가 여러 명 있다.
네덜란드는 메이저리거로 내야 주요 포지션을 채울 정도다. 보스턴의 산더르 보하르츠는 20일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WBC에서는 네덜란드의 3루수로 출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보스턴 유격수인 보하르츠는 리그 최고의 수비를 자랑하는 안드렐톤 시몬스(LA 에인절스)의 유격수 출전을 점치면서 자신은 3루 출전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2루수로는 김현수의 팀 동료인 요나탄 스호프가 나선다.
1루수는 일본 프로야구 야쿠르트에서 뛰는 블라디미르 발렌틴이다. 그는 2013년 60홈런을 터뜨리며 이승엽이 가지고 있던 아시아 한 시즌 홈런 기록(56개)을 경신한 거포다. 삼성의 에이스로 활약했던 밴덴헐크(소프트뱅크) 역시 WBC 출전을 확정한 상태다. 선동열 한국 대표팀 투수코치(전 삼성 감독)는 “네덜란드는 복병을 넘어 우승 후보라고 할 수 있다”며 경계심을 드러냈다.
최약체로 평가받던 이스라엘 역시 무시할 수 없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에 따르면 20일 현재 발표된 15명의 출전 선수 명단에는 뉴욕 메츠 내야수 타이 켈리를 비롯해 메이저리그 경험이 있는 선수가 8명이나 된다. 족 피더슨(LA 다저스), 제이슨 킵니스(클리블랜드), 대니 발렌시아(시애틀), 크레이그 브레슬로(FA) 등 현역 메이저리거들의 합류 가능성도 있다.
그나마 국제 대회에서 한국의 강력한 경쟁자였던 대만에 빅리거가 없는 게 다행이다. 마이애미에서 뛰고 있는 투수 천웨이인이 대회 불참을 선언하면서 대만은 28명의 최종 엔트리를 대만리그와 마이너리그 출신 선수들로 채울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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