첼시 승승장구 이끄는 콘테… 한물간 ‘스리백’ 정교히 다듬어
5위 처진 맨시티 과르디올라… ‘티키타카’ 간파당해 공격 막혀
2016∼2017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는 개막 전부터 ‘두 명장’의 등장으로 관심을 모았다. 탁월한 전술가인 안토니오 콘테 감독(48)과 주제프 과르디올라 감독(46)이 각각 첼시와 맨체스터시티(맨시티)의 지휘봉을 잡고 같은 리그에서 정상 정복을 향한 경쟁을 펼치게 됐기 때문이다. 팀당 22경기씩 치른 26일 현재 두 감독의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콘테 감독은 첼시를 선두(승점 55·18승 1무 3패)로 이끌며 우승을 향해 질주하고 있다. 콘테 감독의 승승장구 비결에는 ‘스리백 전술’이 있다. 중앙과 측면에 각각 수비수 2명을 두는 포백과 달리 스리백은 중앙수비수 3명을 두고, 수비를 할 때 양쪽 측면에 배치된 선수가 가담해 수비수가 5명으로 늘어난다. 수비에 중점을 둔 스리백은 빠른 공수 전환을 강조하는 현대 축구 추세와 맞지 않아 한동안 사용되지 않았다. 그러나 과거 이탈리아 세리에A 유벤투스의 리그 3연패를 이끌며 스리백 전술의 완성도를 높인 콘테 감독은 역습 상황에서 중앙 수비수들도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하는 방식으로 공격력을 강화했다.
콘테 감독은 첼시 사령탑 부임 직후에는 기존 선수들이 익숙했던 포백을 사용했지만 시즌 초반 6경기에서 3승 1무 2패로 부진하자 7라운드부터 본격적으로 스리백을 꺼내들었다. 초반 6경기에서 10골 9실점의 부진을 겪었던 첼시는 스리백 사용 이후 16경기에서 37골 6실점을 기록하며 상승세를 탔다. 또한 7라운드부터 팀 최다인 13연승도 달성했다. 콘테 감독은 “전술에 선수들의 개인 능력이 잘 녹아들었다”고 평가했다.
반면에 ‘티키타카(짧은 패스 중심의 축구)의 대가’로 불리는 과르디올라 감독은 시련을 겪고 있다. 개막 후 6연승으로 선두에 올랐던 맨시티는 이후 들쭉날쭉한 경기력으로 순위가 5위(승점 43·13승 4무 5패)까지 떨어졌다. 선두 첼시와의 승점 차는 12점.
FC바르셀로나(스페인)와 바이에른 뮌헨(독일)에서 모두 리그 우승을 달성했던 과르디올라 감독은 맨시티에서도 짧은 패스와 2선 침투를 위주로 한 공격을 고집하고 있다. 그러나 과르디올라 감독의 전술을 간파한 상대들이 강한 전방 압박과 적극적 몸싸움으로 맨시티의 패스 루트를 차단하면서 공격 전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야심 차게 영입한 골키퍼 클라우디오 브라보가 슬럼프에 빠진 것도 고민거리다. 브라보는 EPL 세이브 순위에서 20위(31개)에 머무르고 있다. 수문장이 흔들린 맨시티는 ‘클린시트(무실점 경기)’가 4경기에 불과해 이 부문 14위에 머무르고 있다. 선두 첼시의 클린시트는 13경기(1위)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최근 영국 BBC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맨시티 선수들에게 적합하지 않은 감독일 수도 있다”며 자책하기도 했다.
하지만 맨시티 구단은 감독에게 책임을 묻기보다는 스타 선수의 영입을 통해 위기를 벗어나겠다는 방침이다. 영국 언론은 “맨시티는 올여름 이적시장에서 2억5000만 파운드(약 3647억 원)의 이적료를 사용할 계획이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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