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 김단비(27)는 여자프로농구 최고의 선수다. 공격 옵션이 다양하다. 스피드와 파워를 겸비해 돌파에 능하고, 자신보다 작은 선수를 상대로는 포스트 공략도 한다. 슛 거리가 길어 3점슛 라인 1∼2m 밖에서도 골을 성공시켜 상대팀으로선 수비하기가 여간 껄끄러운 게 아니다. 2010∼2011시즌부터 올 시즌까지 외국인선수들의 틈바구니에서도 꾸준히 득점 10위 안에 이름을 올려왔다.
국내선수들 가운데 최고의 득점력을 자랑하는 김단비에게도 껄끄러운 상대가 있으니, 바로 우리은행이다. 김단비는 올 시즌 우리은행과의 5경기에서 평균 10.0점을 기록했는데, 15점 이상 뽑은 경기가 없다. 지난해 11월 24일 2라운드 맞대결에선 단 한 점도 올리지 못했다. 김단비는 “아무래도 우리은행의 수비가 가장 껄끄럽다. 위성우 감독님이 워낙 나를 잘 알고 계셔서다. 어느 방향으로 수비를 몰아가야 할지, 내가 어느 쪽으로 공격을 시도할지까지 다 알고 있다”고 밝혔다. 김단비가 우리은행의 수비를 까다로워하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바로 위성우(46) 감독의 ‘샤우팅’이다. 위 감독은 경기 도중 소리를 지르면서 우리은행 선수들에게 지시를 내리곤 한다. 김단비는 “내가 우리은행 벤치 쪽에서 공격할 때면 위 감독님이 ‘또치(박혜진의 별명), 왼쪽, 오른쪽’하면서 동작 하나하나에 계속 수비지시를 내린다. 그때는 (박)혜진이가 아니라 위 감독님이 나를 막는 것 같다”며 웃었다. 이어 “내가 한 골을 넣고 나면 위 감독님의 목소리가 더 높아진다. 우리은행 벤치 반대쪽에서 주로 공격을 하려고 한다”며 위 감독의 ‘샤우팅’에 경계심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