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삿포로 초밥’ 먹을 생각에…” 金 도전 힘 받은 스키 유망주 김마그너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2월 17일 17시 53분


“좋아하는 초밥을 먹을 생각에 기쁘고예. ‘삿포로 초밥’을 먹고 힘을 내서 일본 선수들을 이기겠습니다.”

말만 들으면 ‘초밥왕’이라 불러도 되겠다. 일본 삿포로 겨울 아시아경기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16일 인천공항에서 출국한 한국 스키 크로스컨트리 대표 김마그너스(19·대한스키협회)는 삿포로 신치토세 공항에 내리면서 입맛을 다셨다. 감기 몸살로 지난 1월 국제스키연맹(FIS) 크로스컨트리 월드컵에 나가지 못했던 아쉬움이 아직 표정에 남아 있었지만 초밥 얘기를 하자 눈을 환하게 떴다.

노르웨이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부산에서 자라다 5살 때 노르웨이로 이민을 간 그는 경상도 사투리를 쓴다. 어머니가 한국어를 잊지 않도록 방학 때마다 부산에서 생활하게 했다. 초밥과 회 같은 바닷가 음식은 ‘게 눈 감추듯’ 먹어 버리는 식성이다.

삿포로 초밥을 그리며 김마그너스는 내 집처럼 편하게 삿포로에 첫 발을 내딛었다. 마치 금메달을 목에 걸 듯, 목 베개를 그대로 걸치고 숙소로 향했다. 김마그너스는 “여행으로 네 번 삿포로에 온 적이 있다. 첫 성인 국제대회 출전이지만 낯설지가 않다”며 “이번 달 전국동계체육대회에서 경기가 잘 안 풀려 마음이 답답했는데 초밥으로 뚫릴 것 같다”고 웃었다. 김마그너스는 이날 저녁 한국 대표팀 숙소인 삿포로 프린스 호텔에서 제공한 저녁 뷔페 메뉴에도 초밥이 있는지 유심히 찾았다. 김마그너스는 이번 대회에서 크로스컨트리 10km(클래식), 15km(프리), 30km(프리) 매스스타트, 계주, 1.4km 스프린트 등 5종목에 출전한다. 감기 몸살과 전국동계체전 출전으로 떨어진 기력을 빨리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다. 김마그너스는 “아직 감기 몸살의 후유증이 남아 있지만 첫 경기가 잘 풀리면 메달을 여러 개 딸 수 있을 것 같다. 아시아권 선수들이 지구력이 좋은데 특히 일본 선수들이 강하다. 한·일전이라는 생각으로 임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생애 처음으로 출전하는 아시아경기에서 금메달을 따 노르웨이에 계시는 부모님들에게 걸어드리고 싶다”는 김마그너스는 17일 삿포로 시라하타야마 크로스컨트리 경기장에서 가벼운 마음으로 첫 훈련을 소화했다. 김마그너스는 19일 1.4km 클래식 스프린트에 나서 첫 메달에 도전한다.

삿포로=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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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마그너스 선수. 사진=이승건 기자 w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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