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남자부 대한항공(승점 70)의 2번째 정규리그 우승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남은 3경기에서 승패에 관계없이 승점 2만 추가하면 된다. 2위 현대캐피탈(승점 62)이 1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벌어진 2016~2017 V리그 OK저축은행과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0(25-21 32-30 25-23)으로 승리하는 바람에 매직넘버를 줄이진 못했지만, 여전히 절대 유리한 위치에 있는 것만은 틀림없다.
대한항공은 2월25일 인천 현대캐피탈전에서 일찌감치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할 수 있었다. 그러나 세트스코어 0-3(30-32 16-25 18-25)으로 패하는 바람에 최소 2경기를 더 치르고서야 축배를 들게 된 것이다. 일단 2월28일 구미 KB손해보험전에서 세트스코어 3-1(17-25 25-20 28-26 25-23)로 역전승을 거두며 9부능선을 넘은 모양새다. 3일 한국전력(수원), 7일 삼성화재(인천), 14일 OK저축은행(안산)을 상대로 승점 2만 추가하면 자력으로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할 수 있다. 또는 현대캐피탈이 남은 3경기 중 한 경기만 패해도 대한항공의 우승이 확정된다.
최근 3연승을 달리며 한껏 기세를 올렸지만, 여전히 현대캐피탈의 역전 우승 시나리오는 극히 한정적이다. 대한항공이 잔여경기에서 승점을 한 점도 따내지 못하길 바라야 하는 처지다. 만약 그 바람이 이뤄지더라도 잔여경기 3전승 외에는 방법이 없고, 최소한 승점 8을 따내야 역전 우승의 희망을 품을 수 있다. 3경기에서 모두 승점 3을 따내면 현대캐피탈이 승점 71, 대한항공이 70이 돼 역전 우승이 가능하다. 만약 두 팀의 승점이 같아지면 승수, 세트득실률, 점수득실률 순으로 차등을 매긴다.
대한항공이 승점 1이라도 따낸다면 현대캐피탈은 잔여 3경기에서 모두 승점 3을 획득해야 두 팀의 승점과 승수가 같아진다. 이후 세트득실률, 점수득실률을 따져야 한다. 1일까지 세트득실률은 대한항공이 1.723(81득·47실), 현대캐피탈이 1.444(78득·54실)다. 점수득실률은 대한항공이 1.063(2950득점·2774실점), 현대캐피탈이 1.040(2989득점·2873실점)으로 격차가 크지 않다. 감독들이 “점수 차가 클 때 방심하지 않고 세트를 따내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것도 이 같은 상황을 대비해서다.
대한항공은 2010~2011시즌 창단 후 첫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하는 기쁨을 맛봤지만, 삼성화재와 7전4선승제의 챔피언결정전에서 4전패로 무너지며 통합우승의 꿈을 접은 아픈 기억이 있다. 올 시즌에는 기필코 통합우승을 차지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대한항공 박기원 감독은 3일 한국전력을 상대로 우승을 확정하고 하루빨리 챔피언결정전을 준비하고 싶어 한다. 우승이 확정되면 지금까지 전 경기(33경기)에 출장해 체력 부담이 큰 세터 한선수에게 휴식을 주고, 백업세터 황승빈과 공격수들의 호흡을 점검할 전망이다.